■ 「밀리언의 법칙」역자, 송소정
출처: Jeremy Richards/Shutterstock.com
출처: Jeremy Richards/Shutterstock.com
8권의 밀리언셀러를 만들어낸 선마크 출판의 대표이사 우에키 노부타카의 지론 중 하나는 ‘히트작은 요상한 것들 중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표현이 참 재밌다. 어딘지 의심하는 마음이 섞인 듯한 ‘이상함’도 아니고, 약간의 거부감을 동반한 ‘괴상함’도 아니고 왜 하필 ‘요상한’ 것일까?

자연계에서는 목이 길게 늘어진 기린, 커다란 입이 쩍 벌어지는 악어 등 환경의 변화 및 돌연변이 등으로 인해 새로운 변종이 생겨난다. 이 요상한 ‘신종’은 대개 살아남지 못하고 사라져버리지만, 어떤 계기로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면 보통의 생명체로 정착하게 된다.

지금은 익숙해진 찢어진 청바지, 미니스커트, 탱크톱 같은 것들도 처음에는 충분히 요상한 것이었고, 1990년대 한국 가요계에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든지 최근 몇 년 사이 트로트를 부르며 나타난 앳된 20대 청년들의 등장 역시 처음은 요상하다고 할 만했다.

요상한 콘텐츠의 운명은 대체로 극과 극으로 나뉜다. 요상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사장되어 버리거나, 요상하기 때문에 크게 히트를 하는 경우다. 요상하다는 것은 기존의 콘텐츠나 상품으로 대체할 수 없는 새로운 조합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동시에 요상한 것이 소비자를 납득시킬 수만 있다면 새로운 문화의 흐름이 될 수도 있다.

선마크 출판을 통해 일본 및 세계 각국에서 번역 출간된《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라는 미국에서 처음 출간될 때까지만 해도 요상한 책이었다. 누구도 ‘작은 일에 끙끙대지 마라’와 같은 ‘사소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대로 묻혀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1년 후에도 이 일이 나에게 중요할까요?’라는 물음은 독자에게 특별한 울림이 되어 다가갔다.

정리의 대가 곤도 마리에의 《정리의 마법》이 전 세계를 사로잡은 밀리언셀러가 되기 전, 저자는 단지 ‘정리광’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평범한 주부였다. 매일 반복되는 청소나 정리는 일상의 지루한 의무일 뿐, 그 일이 기적을 가져다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정리라는 행위에서 의외의 가치를 발견했다. 정리가 주는 힘을 깨닫게 된 것이다.

요상한 콘텐츠의 조건은 조화롭지 않다는 말과도 통할 것이다. 조화라는 것은 기존 체계 내에서 완결성을 갖춘, 언뜻 보기에는 그럴싸한 것들이지만 조화를 갖춘 콘텐츠는 잘해봐야 중간 정도에 머무른다. 그에 비해 다소 정신없어 보여도, 치우치고 흐트러진 상태 속에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가능성이 숨을 쉰다.

다음 빅히트작은 요상한 것들 중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