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이 해외 점포를 통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도 1년간 단 두 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가 국내 은행의 글로벌 영업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2020년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 경영현황’에 따르면 은행들의 해외 점포 순이익은 지난해 7억3300만달러로 전년(9억8300만달러)에 비해 25.4%(2억5000만달러) 줄었다.

국가별로는 캄보디아(1억6400만달러·전년 대비 198.3% 증가) 베트남(1억4900만달러·4.1% 감소) 홍콩(1억2000만달러·19.8% 감소) 중국(1억달러·0.8% 감소) 등의 순이었다. 캄보디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도 한 해 동안 고작 두 곳 순증했다. 2020년 말 해외 점포는 총 37개국, 197곳으로 전년(195개) 대비 9곳이 신설되고 7곳이 폐쇄됐다.

총자산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들 해외 점포의 총자산은 1650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3.4% 증가했다.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신남방 국가에서 자산이 46.1% 늘어난 영향이 컸다.

그러나 자산 건전성은 다소 악화됐다.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14%로 전년(0.63%) 대비 1.51%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은 부실채권 비율을 뜻한다. 주로 항공·해운 등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업종에서 부실 여신이 발생했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점포의 자산 규모가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을 지속했지만 코로나19 민감업종의 여신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건전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