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은 공간의 표정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정장, 트레이닝복, 청바지 등에 따라 사람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지듯 공간도 조명을 통해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色에도 온도가 있다…집중력 높일땐 '주광색' 휴식땐 '전구색'
특히 코로나19 이후 오랜 시간 집에 머물게 되면서 조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내 마음에 드는 조명기구를 선택하기 전에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는 자연광이다. 창을 통해 자연광이 공간에 어떻게 들어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연광은 또 다른 조명이자 조명의 원조다. 흔히 선호하는 남쪽 창은 가장 많은 직사광이 들어오지만 하루 동안 빛의 양과 방향의 변화가 가장 크다. 동쪽 창은 아침 햇빛이, 서쪽 창은 늦은 오후의 따뜻한 빛이 들어온다. 북쪽 창은 하루종일 안정적이고 균일한 천공광(sky light)이 들어온다.

두 번째는 공간의 용도다. 침실인지, 사무공간인지, 거실인지에 따라 색온도(color temperature)와 광원을 고민해야 한다. 색온도는 크게 주황빛의 전구색(3000K), 노란기가 감도는 주백색(4000~5000K), 푸른기가 감도는 주광색(6500K)으로 나뉜다. 낮 12시의 강렬한 태양빛은 가장 높은 색온도이고, 일출과 일몰의 태양빛은 낮은 색온도다. 조명의 색온도도 이런 자연의 변화를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회사, 학교 등 낮시간의 활동을 위한 공간에 색온도가 높은 주광색 조명을 써 집중력과 활력을 높이고, 휴식공간에는 3000K 이하의 색온도를 쓰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어떤 빛을 배치할 것인가다. 빛은 공간 전체를 비추는 전반조명, 일부를 강조하는 스포트라이트 악센트 조명으로 나뉜다. 이 둘의 조절을 통해 눈과 행위가 연결된다. 예를 들어 창고형 마트에 가면 모든 상품이 밝게 드러나 있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뭘 사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반면 백화점에서는 다른 곳보다 강하게 빛을 받는 마네킹과 장치가 있어 주목받게 된다. 공부나 업무할 때도 같은 공간이지만 책상 위만 더 강한 스포트라이트 악센트 조명을 주게 되면 집중도가 훨씬 높아진다. 또한 거실 소파테이블에 펜던트 조명을 달면 TV에 집중하게 되는 시선을 분산시키고, 가족이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기 알맞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침실은 수면을 목적으로 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누웠을 때 광원이 시야에 직접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천장등 외 벽등이나 여러 개의 보조조명을 배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연광을 고려하고, 공간 속 빛의 형태와 색상에 대한 고민이 끝났다면 이제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조명기구를 찾을 차례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