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캠핑존에서 방문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제공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캠핑존에서 방문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제공
국내 최대 가전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가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공세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 불가침 구역’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대형 온라인 유통사의 저가경쟁에 휘둘리지 않는 삼성·LG전자가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하는 특수 상황과 숙련기사를 갖춘 ‘오늘배송’ 등 특화된 물류 역량이 성장 비결로 꼽힌다.

○삼성·LG전자의 가격전략 수혜

쿠팡도 못 뚫었다…'가전 넘사벽' 하이마트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30억원, 252억원으로 추산(현대차증권)된다. 전년 대비 4.1%, 28.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율 46.6%를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 네이버 등 e커머스 시장의 강자들이 오프라인 유통영역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랫폼업체들이 롯데하이마트의 영역을 쉽게 파고들지 못하는 데는 국내 글로벌 가전업체의 가격 방어 전략이 한몫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전자는 전체 가전 중 약 90%를 해외에서 판매한다”며 “국내 시장에서 가격이 무너지면 글로벌 가전 판매 전략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관리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이 가격 주도권을 잡지 못하도록 제조사가 방어막을 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 LG전자가 자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로켓배송’도 못 넘은 ‘오늘배송’

롯데하이마트의 진화는 e커머스의 공세를 막아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메가스토어로 변신한 압구정점은 개점(지난달 26일) 사흘 만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전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4배 늘었다.

메가스토어란 가전뿐만 아니라 와인존, 펫스파룸, 집꾸미기 코너, 베이커리, 세탁 카페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구비해 놓은 1322㎡(400평) 이상의 대형 오프라인 매장이다.

전국 44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7개 점을 메가스토어로 꾸몄다. 올해는 10개를 더 늘릴 예정이다.

작년 10월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취임한 이후 색다른 마케팅 전략도 쏟아내고 있다. 올 10월 출범을 목표로 온라인 앱에 중고거래 플랫폼 기능을 추가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 동네 하이마트’를 콘셉트 삼아 440개 매장에서 와인 및 고급 위스키, 골동품 등 비교적 고가의 물건을 안전하게 중고거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롯데하이마트만의 탄탄한 가전 물류 역량은 ‘로켓배송’으로 국내 물류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쿠팡조차 넘보지 못하고 있다. 전국에 퍼져 있는 직영 물류센터만 14곳이다. 근무 직원은 총 3000여 명이다. 이 중 11곳은 애프터서비스(AS) 센터를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전국 어디에서 구매하더라도 ‘오늘배송(오후 1시 이전 구매 시)’, ‘익일배송’을 구현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가전은 물건을 빠르게 배송하는 것 못지않게 설치 전문가가 소비자의 세세한 요구 사항까지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롯데하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배송 설치 전문가인 CS(고객만족)마스터들은 아파트 이름만 들어도 집 안 구조까지 꿰뚫고 있어 주문한 가전 모델을 어떻게 옮기고 설치할지 단번에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