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산 김치 수입 25%↑
한국 전통 음식 김치/사진=게티이미지

한국 전통 음식 김치/사진=게티이미지

알몸의 남성이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배추' 영상이 지난달 공개되면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지만 같은달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김치가 여전히 한국 식탁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음식점들이 중국산 김치를 속여파는 행태도 최근 대거 적발됐다.
중국산 김치 수입 25% 증가
관세청이 15일 공개한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1448만 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3월 1209만 달러에 비해 19.7% 증가했다. 수입량은 2만5247톤으로 24.5% 증가했다. 중국의 알몸배추 영상이 지난달 11일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 등이 벌어졌지만 실제 수입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알몸배추 파동에도 김치 수입이 실제로 줄지 않은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반 식당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중국산 김치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중국산 김치의 가격은 국산 대비 많게는 절반 이상 저렴하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한 네이버카페에서도 가격을 이유로 김치를 바꾸기 쉽지 않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문제의 영상이 나온 시점이 11일이었기 때문에 지난달 수입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웠다는 해석도 있다. 이미 계약된 수입물량을 철회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계속되면 4월 수입 통계에서는 눈에 띄는 수입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음식점 영업이 어려워져 중국산 김치 수입이 일시적으로 줄었다는 것을 감안해 2019년 3월과 비교해도 수입액은 38.0% 늘었다. 다만 이는 단가 상승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년 전 3월 대비 수입량은 3.9% 감소해서다.
중국산 김치 씻어 백김치 만드는 식당들
지난해 6월 중국 웨이보서 처음 공개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서 김치를 만드는 동영상.

지난해 6월 중국 웨이보서 처음 공개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서 김치를 만드는 동영상.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알몸배추 영상에 놀란 소비자들은 식당 김치를 아예 먹지 않거나 국산 김치를 사용하지 않는 식당을 불매운동하는 모습도 발견된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식당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부 식당들은 중국산 김치를 내놓지 않고 물로 씻어 국산 백김치로 표기해 판매하는 등 각종 불법을 저질러 최근 적발되기도 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달 초 1주일간 음식점 등 전국 3000여 곳을 대상으로 긴급 단속을 벌인 결과, 130곳이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다 적발됐다고 밝혔다.

물로 씻은 백김치 사례를 비롯해 국내산 김치를 쓴다고 표시했지만 주방에 중국산으로 표기된 김치 상자가 대거 발견된 경우 등이 적발됐다. 반찬으로 내놓는 김치는 국산이었지만 김치찌개용은 중국산인 경우도 있었다. 한 반찬 가게는 중국산 김치를 판매하면서 가판대 하단에는 작은 글씨로 중국산 표기를 했지만 현수막에는 '전라도 반찬'이라는 문구를 넣어 소비자들의 오인을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중국산 김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7월부터 수입 식품에도 안전관리인증 기준인 '해썹(HACCP)'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중국 정부와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