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4일 단지 내 택배차량 진입이 제한된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5000세대 규모 아파트 앞에 택배를 내려놓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4일 단지 내 택배차량 진입이 제한된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5000세대 규모 아파트 앞에 택배를 내려놓고 있다. [사진=뉴스1]
택배 차량의 지상도로 출입을 막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5000세대 규모 아파트에 대한 개별 택배 배송이 오늘부터 중단된다. 단 쿠팡·SSG닷컴·마켓컬리 등 저탑차량을 운영해 직배송하는 업체 물건은 기존대로 현관문 앞까지 배송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지난 13일 "고덕동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라며 14일부터 택배물품을 입구까지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아파트는 안전상 문제와 시설물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단지 내 지상도로 차량 통행을 이달 1일부터 금지했다. 모든 차량이 지하주차장을 통해 이동하고 단지 내에서는 손수레로 택배 물품을 옮겨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아파트 앞에서 일반택배차량(왼쪽)과 저탑택배차량(오른쪽)을 비교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아파트 앞에서 일반택배차량(왼쪽)과 저탑택배차량(오른쪽)을 비교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쿠팡·SSG닷컴·마켓컬리 등은 저탑차량을 운영하고 있어 지하주차장으로 통행할 수 있지만, 택배차량은 지하주차장 진입제한 높이(2.3m)보다 차체가 높아 지하주차장 출입이 불가능하다.

택배노조는 "손수레 배송 및 저탑차량 전환 등 아파트 요구사항은 택배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갑질"이라며 "손수레를 이용하면 배송시간이 기존의 3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나 눈이 올 때 물품이 손상되기 쉽고, 물품이 손상되면 택배 노동자 개인이 비용을 변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택배노조와 아파트 입주자단체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일부 입주민이 택배기사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입주민은 입주민 대화방에서 "이 아파트를 택배 불가지역으로 정하면 누가 손해냐. 입주민보다 택배사가 더욱 타격일 듯한데 (택배기사들이) 배부른 멍청이들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