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 영결식에 참석한 삼성 일가 /사진=사진공동취재단
故 이건희 회장 영결식에 참석한 삼성 일가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삼성 일가의 상속 문제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이 이달 말로 임박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이 회장 명의의 미술품, 부동산 등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쳤다.

이 회장의 유산으로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19조 원 상당, △감정 평가액 기준 2~3조 원에 달하는 미술품, △한남동 자택 및 절반을 소유한 용인 에버랜드 땅 등 부동산까지 포함된다. 여기에 현금 등을 합하면 상속 자산만 22조~2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유족들이 납입해야 할 상속세 중 주식 지분만 11조 원에 달하며 미술품, 부동산 등 기타 자산에 대한 상속세도 1조 원을 넘어서 전체 12조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됐다.

미술계는 상속세 물납제 허용을 요구해왔다. '미술계 큰 손'이었던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은 국보급 문화재와 고가의 근현대 미술 1만 3000점에 달한다. 시가 감정 총액은 2조 5000억~3조 원으로 평가됐다. 업계에서는 유족들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미술품을 해외로 매각하면 자산이 유출되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故 이건희 회장이 소장한 샤갈 '신랑신부의 꽃다발', 피카소 '도라 마르의 초상' 등
故 이건희 회장이 소장한 샤갈 '신랑신부의 꽃다발', 피카소 '도라 마르의 초상' 등
유족들은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들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회장의 컬렉션에는 피카소, 앤디 워홀, 사이 톰블리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과 국보로 지정된 미술품이 즐비해 여느 유명 미술관 못지않은 규모라는 평가다.

상속세 납부 시한이 이달 30일까지여서 그 전에 유족들이 미술품 기증 여부를 확정하면 기증품들은 상속 재산과 상속세 납부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술품 기증 규모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납부할 상속세는 달라진다.

유족들은 최대 5년간 분할납부(연부연납)하는 방식을 택할 전망이다. 상속세가 총 12조 원이라면 6분의 1인 2조 원을 이달 말 납부하고 나머지는 연 1.8%의 이자를 적용해 5년간 나눠 내는 것이다.

유족들은 먼저 지난해 회계 기준으로 배당받은 총 1조 3079억 원의 주식 배당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전망이다. 이어 부족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은행, 제2금융권 대출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수감 중 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서 치료를 받고 있어 변호인을 통해 상속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