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치 극대화하고 주주 입장 대변해 줄 수 있는 기업 선정"

정지된 주식 거래 재개와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해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신라젠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엠투엔을 선정했다.

신라젠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복수 기업의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한 결과 이같이 결정하고 지분 매각을 위한 후속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앞서 엠투엔, 비디아이, 휴벡셀 등이 신라젠 인수전에 참여해 지난 12일 경쟁 PT를 벌인 바 있다.

엠투엔은 총투자금액, 자본의 성격, 자금조달 계획, 임상 계획, 파이프라인 등 종합적인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두 회사는 본 계약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납입일정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엠투엔은 1978년에 디케이디엔아이 이름으로 설립돼 스틸드럼 제조 및 판매, 각종 철강제품 등의 사업을 하다 199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주총을 열어 엠투엔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바이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엠투엔바이오를 출범시키고 미국의 신약개발 전문업체 GFB를 인수했다.

국내에서 엠투엔바이오는 다국적제약사 얀센 출신의 박상근 대표가 이끌고 있다.

현재 엠투엔과 GFB는 엠디앤더슨에서 난소암 치료제 후보물질 'GRN-300' 임상을 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다방면에 걸친 검토 끝에 미래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주주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기업을 선정했다"면서 "본 계약까지 모든 과정에 성실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라젠의 지분 매각은 한국거래소가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이 횡령·배임 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5월 초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신라젠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한 결과 지난해 11월 기업심사위원회 회의에서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다.

신라젠의 지분 매각은 신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본 계약 등 후속 절차가 문제없이 마무리되면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엠투엔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우선협상자와 본계약을 추진하고, 주식 거래 재개를 위한 거래소 대응도 함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 유치에 공을 들여왔던 신라젠이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경영 불안정성도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현재 추진 중인 항암 바이러스 기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신장암 치료 임상 1b/2a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올해 안으로 임상 2a상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라젠은 주상은·신현필 대표이사 등 임원진이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을 고려해 날짜 없는 사임서를 쓰는 등 투자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기존 이사회 구성원과 관계없이 경영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다.

신라젠은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대로 임원들의 사임서를 전달해 이들의 진퇴 여부를 모두 일임할 예정이다.

새 주인 찾는 신라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엠투엔 선정(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