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반도체 패권 전쟁

삼성 부른 바이든, 美투자 압박
中 "글로벌 공급대란은 미국 탓"
세계 반도체 패권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속에서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유럽연합(EU)도 참전을 선언했다. 글로벌 강국이 반도체 자체 확보에 나서면서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K반도체의 지위가 위협받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열린 하노버산업박람회에서 “27개 유럽 기업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36억유로(약 4조8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 같은 행사에서 EU 반도체 자립을 선언한 뒤 2년 만에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EU의 맹주 독일이 반도체 자립을 위한 액션플랜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8인치 웨이퍼를 꺼내 들고 “미국에 공급망을 구축해 다시는 다른 나라의 자비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엔 삼성전자, 대만 TSMC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 19곳이 참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을 재건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미국을 다시 훌륭한 엔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직후 에릭 쉬 중국 화웨이 순회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반도체업계의 공급 사슬이 붕괴된 것은 미국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도 뒤늦게 반도체 챙기기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소집, 반도체·전기자동차 등 주요 전략산업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도 초청됐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국가 차원의 반도체산업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빈/김동현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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