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제2의 테슬라' 리비안에 배터리 공급
삼성SDI가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사진)에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리비안은 아마존, 포드 등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으로 ‘제2의 테슬라’로 불릴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리비안은 13일 올해 출시할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에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R J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리비안의 전기차 배터리 모듈과 팩 설계에 적용되는 삼성SDI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도 “리비안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 및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리비안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온 엔지니어 출신 스캐린지 CEO가 2009년 창업한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전기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총 80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리비안은 201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R1T와 R1S를 선보였다. 지난해 말 두 모델을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출시를 연기했다. 가격은 R1T가 7만5000달러, R1S는 7만7500달러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300마일(480㎞)이다. 리비안은 미쓰비시자동차의 일리노이주 노멀 공장을 매입해 차량을 생산 중이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도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리비안에 2024년까지 밴 차량 10만 대를 주문해 놓은 상태다.

리비안은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가 리비안에 공급하는 ‘21700’ 배터리는 직경 21㎜, 높이 70㎜ 규격을 갖췄다. 21700 모델은 2018년 시장에 출시된 ‘18650’ 배터리(직경 18㎜, 높이 65㎜)보다 직경과 높이를 키워 에너지 밀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삼성SDI는 현대차가 향후 출시할 예정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할 원통형 배터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달리 삼성SDI의 배터리는 아직 현대차에 사용된 적이 없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