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숙박·음식점업이 최악의 침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이 많은 운수업종도 사상 최악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외식과 여행을 자제한 결과다.

16일 한국은행의 '2020년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숙박 및 음식점업의 지난해 성장률(실질 기준)은 -16.6%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후 최악의 성장률이다. IMF 금융위기를 겪던 1998년(-10.9%)보다도 나쁜 성장률이다.

숙박 및 음식점업 성장률은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본격화한 2017년 -0.5%를 기록한 이후 2018년 4.0%, 2019년 0.96%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16.5%대로 추락했다.

코로나19로 가계가 숙박·음식점 업체에 쓰는 비용이 대폭 줄어든 결과다. 지난해 가계의 최종 소비지출 가운데 음식점·숙박서비스업 지출(명목)은 80조8390억원으로 2019년(92조6130억원)에 비해 12.7%(11조774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가계의 음식점·숙박서비스업 지출 감소폭은 역대 가장 컸다. 뒤집어 보면 음식점·숙박서비스업 종사자의 매출이 예년 대비 11조원 넘게 증발했다는 의미다.

음식점·숙박서비스업에 주로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경제지표 곳곳에서도 확인된다. 한은의 3월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자영업자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5.5%, 2분기 -3.6%, 3분기 -1.9%, 4분기 -4.6%를 기록하는 등 침체의 골이 깊었다. 자영업자는 현금창출력이 약화로 생긴 운영자금 공백을 차입금으로 메웠다. 지난해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10.0%)에서 4분기(17.3%)로 갈수록 올라갔다.

항공사·여객선사·버스업체 등이 몰린 운수업종도 지난해 성장률이 -15.7%로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나라 밖 하늘길이 막히고 가계의 나들이 행렬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은 물론 진에어(당기순손실 1904억원) 티웨이항공(순손실 1378억원) 등은 무더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