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한국 ICT산업과 타산업 수출 경쟁력 격차 심화"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다른 산업 사이 수출 경쟁력 격차가 커져 정책적으로 특정 산업 쏠림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발간한 '주요국 수출경쟁력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세계 각국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품목별 수출 비중을 이용해 '수출 고도화지수'를 산출했다.

수출 고도화 지수는 수출품 중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을수록 더 높게 나타난다.

이 지수가 높다는 것은 같은 양을 수출해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성장성도 밝다는 의미다.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고도화 지수는 2000년 93.4포인트(p)로 일본(111.7p), 독일(108.1p), 미국(106.8p)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지수는 2019년 142.3p로 크게 높아져 미국(139.0p), 독일(141.0p), 일본(144.8p)에 근접했다.

한국의 ICT 산업 수출 고도화지수와 비(非) ICT산업 수출 고도화지수는 2000년에 각각 95.8p, 92.1p로 차이가 근소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각각 157.3p, 136.3p로 격차가 벌어졌다.

한국의 2000년 ICT 산업 수출 고도화지수(95.8p)는 일본(112.5p), 독일(114.6p), 미국(114.4p)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9년 지수(157.3p)는 미국(151.7p), 독일(143.4p), 일본(147.1p)보다 높아졌다.

비ICT 산업 수출 고도화지수를 국가별로 비교해보면 2019년 한국 지수는 136.3p로 일본(144.4p), 독일(140.8p), 미국(136.8p)보다 낮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의 비ICT 산업 수출 고도화지수는 2000∼2019년에 연평균 2.1%씩 상승했고 일본, 독일, 미국 등은 1%대 연평균 증가율을 보였다"면서도 "이는 이 국가들이 2000년대에 이미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출 고도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이어 "한국은 ICT 산업과 비 ICT 산업 사이 수출경쟁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특정 산업에 대한 집중도를 완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