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聯, 금융위에 의견 전달
카카오뱅크·케이뱅크 '긴장'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금융당국에서 신규 허가만 내준다면 언제라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일부 금융지주사가 지분을 참여하고 있으나 재무적투자자(FI)에 불과해 실제 경영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은행연합회도 이달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금융당국에 건의하는 등 관련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달 중 주요 금융지주의 인터넷전문은행 수요조사 결과 등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당국이 인허가만 내준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금융지주는 산하 은행을 통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9.9%,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9.35%,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10%를 갖고 있다. 그러나 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아직 없다.

현행법상 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그러나 은행은 최대 3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KT, 카카오 등 산업자본에 허용된 인터넷전문은행 최대 지분율이 34%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금융지주가 아닌) 은행의 지분 참여만으로는 제대로 된 경영권 행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원하는 것은 기존 은행이 급성장하는 비대면 금융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뱅크의 수신(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25조4000억원으로 전북·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을 넘어섰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존 은행들도 디지털 전환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지만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리고 몸이 무거운 게 사실”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을 따로 만들면 20~30대를 겨냥한 다양한 실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금융지주 내에서 업무 영역이 비슷한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양립하면서 중복·과잉 투자 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주도로 금융 혁신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만큼 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일단 “논의 경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