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의 올해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85명 중 지난달부터 교단에 선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교사 정원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교사 임용 적체 현상이 심해 이를 해소하느라 올해 합격자의 대기자 비율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학생 수 줄어…초등 예비교사 66% '대기중'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1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3643명 중 지난달 1일 기준 임용되지 못해 대기 중인 사람은 2421명이다. 비율로는 66%다. 중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4225명 중에선 43명이 아직 교단에 서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교단에 설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예비교사’가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학생 수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어서다. 가임여성 1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1.2~1.3명을 유지했지만 2019년 0.92명, 지난해 0.84명으로 급락했다. 통계청이 2019년 3월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2017~2067년)에 따르면 국내 학령인구(6~21세)는 2017년 846만 명에서 최악의 경우 2030년 581만 명으로 줄어들고 2050년이면 418만 명으로 반토막 난다.

학생 수 감소는 교사 정원 감소로 이어졌지만 교육대학 입학정원은 10여 년째 그대로다. 서울교대 등 10개 국립 교대의 총 입학정원은 2011학년도 4053명에서 2012학년도 3583명으로 줄어든 이후 올해까지 매년 3583명을 유지했다. 2018년 교육부는 교원수급 계획을 발표할 때 교사 선발 인원 감축을 예고하면서도 교대 정원은 손보지 않았다. 교육부는 “교사 1명당 학생 수 등 교육의 질을 위해서 교대 입학정원 조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작년 말 ‘미래 학교와 교육과정에 적합한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 정책 집중 숙의 결과 및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초등교원은 임용 규모에 맞게 정부가 양성 인원을 관리해야 한다”는 원론적 결론을 내놨다. 4개월간 2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해 당사자 등의 논의를 취합한 결과다.

과거 교육대는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해결되는 학교’로 통했다. 이제는 옛말이 됐다. 전국 교대 취업률은 2016년 84.5%에서 2019년 63.8%로 3년 새 2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는 20년 전부터 예상됐던 일인데 정부는 아직도 고민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은서/배태웅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