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등 겨냥
"소비자에 대한 책임 다하지 않아"

"공정위, 디지털만 압박" 비판도
온라인 플랫폼 계속 때리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8일 네이버, 카카오 등을 겨냥해 “거대 (온라인)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 플랫폼 규제 입법에 힘을 싣기 위한 발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조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위 창립 40주년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해 “디지털 경제가 모든 면에서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며 “거대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면서 소비자에 대한 책임은 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조 위원장의 발언이 사실상 네이버와 카카오를 염두에 두고 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조 위원장은 “플랫폼 시장에서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독과점 현상이 쉽게 나타난다”며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거대 플랫폼이 정보 격차를 악용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대 플랫폼이 신생 혁신기업을 사들여 경쟁 압력을 없애는 ‘킬러 인수’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라고 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 1일 열린 공정거래의 날 기념식에서도 “대·중소기업 간 힘의 불균형에 따른 불공정 행위가 온라인 공간에서 더 크게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1주일 만에 플랫폼 기업을 향해 다시 한 번 강도 높은 발언을 한 것이다. 조 위원장은 이날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제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플랫폼이 변화시킨 시장 상황에 걸맞게 제도를 보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며 플랫폼 규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공정위의 이 같은 디지털 분야 규제 압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006∼2008년 공정위 수장을 지낸 권오승 전 위원장은 “디지털 불공정 문제에 관심을 두다가 (공정위가) 본래 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와 역할에 혹시 소홀해지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여전히 존재하는 수직적인 분업 구조를 해결하지 못하면 창의나 혁신이 살아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베리아(세종+시베리아)’라는 말도 나오는데 외부와의 소통에 개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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