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리카즈 미국 국방부 국제경제자문위원은 “암호화폐(가상화폐)는 단점이 많아 세계 기축통화인 미 달러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통화제도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은행이 멈추는 날》 《화폐의 몰락》 등 수많은 경제·금융 베스트셀러를 저술하기도 했다.

리카즈 자문위원은 “암호화폐는 채굴 과정에서 상당한 전력을 소모하고 수많은 사기 사건과 암호 분실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은 전체 발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돼 있고 갈수록 채굴이 어려워지는 등 유동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달러는 물론이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대체·보완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리카즈 자문위원은 디지털 위안화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개인의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전체주의 감시체제의 마지막 모자이크를 채우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등장으로 각국의 CBDC 도입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의 칼자루를 상실하지 않기 위해 CBDC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카즈 자문위원은 “다른 나라들도 중국과 같은 감시 목적으로 CBDC를 시작하지는 않겠지만 그 결과는 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