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동학개미들 총알받이로 사용하지 말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국내 증시에서 매도일색인 국민연금에 대해 "동학개미들을 총알받이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투연은 8일 '국민연금 국내주식 과매도 규탄 설명서'를 내고 "국민연금은 주식시장을 침체시키는 과매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한투연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서 34.89%, 해외주식에서 10.76%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투자자산군(포트폴리오)의 일정 비율을 맞추기 위해 국민연금은 최근 68거래일 가운데 66거래일을 순매도에 나섰다.

한투연은 "국민연금의 수익 가운데 국내 수익은 동학개미의 역대급 순매수가 결정적 요인"이라며 "그럼에도 역사상 유래가 없는 수매도 행진은 공적 연기금의 임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매도 전략을 고집하는 것은 외국인과 기관에게 저가에 국내 주식을 매수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과 다름 없다"며 "통정 내지는 주가지수 조정 혐의마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규정상 주식 비중을 목표의 5% 범위 내에서 운용할 수 있어 연착륙이 가능한 데도 그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 원칙 중 수익성과 공공성을 모두 지켜야 하는데 연속 과매도 폭탄은 공공성을 위반한 것"이라며 "감사원은 1000만 주식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반기 중 기금 수탁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기금운용 실태에 위법이 없는 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투연은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 주식 비중을 16.8%, 해외 주식 비중을 25.1%로 정했다"며 "이는 국내 주식시장 상승보다는 해외 주식시장 상승을 전망한다는 의미로 개인들이 국민연금을 따라 해외로 자금을 돌리면 국내 주식시장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이웃 일본 GPIF는 자국 주식 투자 비중이 25.28%로 해외 비중 25.36%와 비슷하다"며 "국민연금도 향후 20205년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계속 줄이기로 한 중기 배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