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김오연 회장·김진영 부회장 인터뷰
8일 '지도사법' 시행…국가자격사 법정단체로 출범

"35년 숙원사업…지도사 위상 높아질 것"
김오연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회장이 인터뷰를 갖고 있다. 지도사회 국가 자격사 법정단체로 새롭게 출범한다.

김오연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회장이 인터뷰를 갖고 있다. 지도사회 국가 자격사 법정단체로 새롭게 출범한다.

#전통주인 오양주, 삼양주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업체 '좋은술'은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매출이 오르지 않아 답답했다. '술그리다' '술예쁘다' '화주' 등 다양한 탁주와 증류식 소주를 팔면서 인지도는 높였지만 사업 수완이 없었다. 가족과 직원 2명이 운영하는 소기업이다 보니 기업 운영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탓이었다. 좋은술은 경영·기술지도사를 찾았다. 지도사는 연구개발 부서 설립을 조언했다. 술을 빚은 후 나오는 ‘쌀 술지게미’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줬다. 제과업체와 연결해 천연 발효종을 만드는데 지게미를 납품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후 좋은술은 대한민국 우리술 대전에서 약주 부문 대상을 받는 쾌거를 달성했고 매출액은 약 46% 늘었다.

#양말업체인 ‘로얄인터내셔널’은 중국산 저가 상품과는 다른 질 좋은 양말을 생산하는 곳이다. 하지만 홍보를 잘하지 못해 경쟁에서 밀려나곤 했다. 로얄인터내셔널을 찾은 경영·기술지도사는 브랜드 통합을 조언했다. 5~6개로 난립했던 브랜드를 ‘ELLI SOX’ 하나로 통합해 인지도를 높였다. 각종 검색 플랫폼에서 온라인 쇼핑몰 홍보도 강화했다. 이후 이 회사는 홈페이지 고객수만 월 1000명이 넘는 성과를 얻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경영·기술지도사에게 컨설팅을 받아 비즈니스의 혁신을 이뤘다는 점이다. 경영·기술 지도사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경영과 기술에 관한 종합적인 진단과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를 찾아가 김오연 회장과 김진영 부회장에게 이 제도에 대해 물었다.

▶경영·기술지도사가 무엇인가

(김오연 회장) “대중들에게는 ‘경영지도사, 기술지도사’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대중화된 용어로는 경영·기술 컨설턴트라 표현할 수 있겠다. 통상 경영 컨설턴트하면 대부분은 ‘맥킨지’, ‘보스턴컨설팅’ 등 대기업을 주된 고객으로 두고 있는 소위 해외 메이저 컨설팅사를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고객으로 둔 컨설턴트라 보면 이해가 빠를 듯 하다. 지도사들의 역할을 더 알기 쉽게 비유하자면 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기술부문의 ‘아픈 부분(매출·수익 부진, 유동성 위기 등)과 원인’을 정확히 진단·치료해주고, 나아가 더 건강한 신체를 만들 수 있도록(기업혁신, 성장 등) 돕는 ‘주치의’라고 할 수 있다.

(김진영 부회장) “중소기업 맞춤형 컨설턴트라고 보면 된다. 경영지도사는 마케팅·재무관리 등 기업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역할을, 기술지도사는 기술혁신관리와 정보기술관리 등 2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기업 경영을 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도사 수요도 크게 늘었다. 특히 매뉴얼대로 업무가 진행되는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 체계가 부족하고 인적 변수가 많아 맞춤형 컨설팅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도사들이 창업, 경영전략, 법무, 금융,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조언해주기 때문에 소기업이나 예비창업자들의 호응이 크다.”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를 찾아가 지도사 제도에 대해 물었다. (왼쪽부터) 김진영 부회장과 김오연 회장.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를 찾아가 지도사 제도에 대해 물었다. (왼쪽부터) 김진영 부회장과 김오연 회장.

▶지도사들의 단체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김오연 회장) “지도사회는 경영·기술지도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성장·발전을 도모하고자 설립됐다. 1986년 민법 제32조에 따라 설립된 경영·기술지도사의 단체(중소벤처기업부 소관)다. 전국에 19개 지회를 두고 다양한 정부사업,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연구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최근 참여 중인 대표적인 정부지원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컨설팅 매칭 지원사업인 ‘제조중소기업혁신바우처’, ‘비즈니스지원단 현장클리닉’ 등이 있다. 특히 현장클리닉은 코로나19 이후 경영환경이 급격히 안좋아지면서 수요가 워낙 많다. 사업이 조기 종료되곤 한다. 지도사 육성도 주요 업무다. 지도사 양성과정, 실무수습, 보수교육 등의 법정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언택트), 디지털 경제 등 시대적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데도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도사 역사가 오래 됐다. 하지만 인지도는 타 자격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 같다

(김진영 부회장) “동의한다. 지도사에 대한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대중이 널리 알고 있는 대부분 국가 자격사는 모두 독자적인 법률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지도사는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하위 조항에 존재한다는 점이 늘 발목을 잡고 있었다.”

▶독립법 제정이 중요하겠다

(김진영 부회장) “우리는 협회 설립 이래 35년의 숙원이라는 표현을 한다. 어려움이 많다. 작년 20대 국회에서 입법 추진을 했지만 타 자격사의 격렬한 견제와 입법 저지 활동, 지도사회 내부의 갈등 등 많은 고난이 있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더라. 결국 작년 3월 국회 본회의에서 법이 통과됐다. 사실상 지도사법은 세계적으로도 입법례가 없었다. 컨설팅의 종주국인 미국은 물론 우리 자격사가 벤치마킹 했던 일본도 가지지 못했던 법률이다. 국내 경영·기술지도사가 ‘후발 주자(패스트팔로어)’에서 선도자인 ‘패스트무버’가 됐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한다.”
[인터뷰] "경영·기술지도사가 무엇이냐고요? 중기 주치의입니다"

▶지도사법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궁금하다

(김오연 회장) “크게 두가지로 짚어 보면 기술지도사의 전문분야가 8개에서 2개로 통합됐으며 지도법인 등록제가 도입된 점을 들 수 있다. 기술지도사의 경우 이전에는 총 8개의 전문분야(화공, 금속, 섬유, 정보처리 등)를 두어 자격사를 배출했지만 이번 법안에선 기술혁신관리, 정보기술관리 2개 분야로 전문분야를 통합했다. 최근 산업기술의 융·복합 추세를 반영한 조치다.

지도사 자격시험의 1차 시험 면제자에는 대한민국명장·국가품질명장과 공인노무사, 변리사, 세무사가 추가됐다. 단 석·박사 경력자는 제외됐다. 경영·기술지도사의 전문화를 위해 ‘지도법인 등록제’도 도입됐다. 지도사 5인 이상 및 자본금 2억원 이상의 등의 요건을 갖출 경우 중기부에 지도법인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법정단체로 전환하면서 새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나

(김오연 회장) “‘3000명의 지도사가 3000개 기업의 컨설팅을 지원한다’는 ‘윈-윈(WIN-WIN) 3000 재능기부’ 프로젝트를 한다.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생존을 위한 싸움이 일상이 됐다. 이같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봤다. 기업 생존을 돕기 위해 기업과 지도사간에 무료 컨설팅을 매칭해주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빠른 시일 내 컨설팅을 진행할 역량 있는 경영·기술지도사와 도움이 필요한 기업을 모집할 예정이다. 3000개 기업 지원이라는 숫자가 얼핏 보면 많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 중소기업, 소상공인만 600만개가 넘는다. 이중 기업 존속이 어려운 곳만 추려낸다고 해도 3000건이라는 숫자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시작이 중요하다고 봤다. 프로젝트를 해나가면서 더 나은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오연 회장) “법정단체로 새출발하면서 지도사들의 사회적 책임도 커졌다고 본다. 지금은 현장클리닉 지원 사업의 예산 확대를 중기부와 협의하고 있다. 수출 바우처 사업도 활성화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 등 타 정부부처의 사업까지 활동기회를 넓히려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협회와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작년에 구성한 사회적경제특위 소상공특위 데이터융합사업단 창업창직추진사업단 등의 사업 활성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앞으로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 인수합병(M&A) 사업단 등 전문분야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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