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니로디니 홈페이지 캡처
사진=미니로디니 홈페이지 캡처
해외 의류브랜드에서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글의 디자인적 요소에 흥미를 느끼는데다,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로 한글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스웨덴 아동복 브랜드 '미니로디니'는 올해 봄·여름 시즌 컬렉션으로 한글이 쓰인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탄 미니로디니 - 종착역: 서울' 컬렉션으로, 호랑이 그림과 함께 브랜드명인 '미니로디니'라는 글자가 한글로 쓰여 있다. 특히 호랑이는 한국 민화를 차용한 듯한 느낌을 줘 한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이외에도 유니콘 캐릭터가 젓가락으로 '최고의 국수'라고 쓰인 그릇 속 면발을 집고 있는 모습을 담은 상품도 함께 출시됐다.
사진=칼 라거펠트 트위터 캡처
사진=칼 라거펠트 트위터 캡처
미니로디니 외에도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을 소개한 브랜드는 여럿 있다. 패션업계는 2015년 샤넬인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크루즈 패션쇼에서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부터 한글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작품에 '한국', '서울', '코코', '샤넬', '마드모아젤' 같은 한글을 넣었 디자인해 선보였다. 이듬해에는 개인 트위터에 '나는 한국을 사랑합니다'라고 쓴 이미지를 올리며 칼 라거펠트 매장의 서울 진출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미국 의류 브랜드 랄프로렌은 2018년 미국 국가대표팀의 평창동계올림픽 유니폼 '팀 USA' 에디션에 한글로 '평창'이라고 쓴 디자인을 선보였다. 같은 해 벨기에 유명 패션 디자이너 라프시몬스는 '상주곶감', '법성포 굴비' 등 한글이 쓰인 보자기 원단의 가방을 선보였다. 2019년에는 이탈리아의 고급 남성 패션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가을·겨울 상품을 선보이며 브랜드명을 한글로 써넣은 점퍼와 니트를 출시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그룹 BTS의 인기로 한류가 널리 퍼졌고 이것이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졌다"며 "특히 외국인은 한글을 디자인적으로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브랜드 입장에서는 한글 디자인을 통해 한국 시장에 연착륙하려는 전략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