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종합화학이 올 3분기 잘 썩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을 양산한다. 두 회사는 7일 서울 SK서린빌딩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드(PBAT)’ 제품 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협력에 나선 지 1년 만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친환경 플라스틱의 대량 생산을 통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PBAT는 자연에서 산소, 열, 빛과 효소 반응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매립하면 6개월 이내 자연 분해된다. 약 100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친환경적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중에서도 폴리유산(PLA)은 고온다습한 토양 등 특정한 환경에서 분해되지만 PBAT는 일반 토양에서 분해되는 장점이 있다.

PBAT는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을 원료로 만드는 바이오플라스틱과 달리 석유를 기반으로 제조한다. 3분기 출시되는 PBAT는 재활용이 어려운 농업용 비닐, 일회용 봉투, 어망 등에 주로 활용된다. 이들 제품은 오염물질이 묻은 폐플라스틱으로 분류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나일론 및 폴리에스테르 제품 양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PBAT 생산 기술과 설비 운영 노하우를 공유한다. 국내 유일의 PBAT 주원료 생산·공급 업체인 SK종합화학은 친환경 패키징 소재 기술을 접목시킨다.

양사는 2023년까지 PBAT를 국내 최대인 연 5만t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강화되면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19년 46억달러(약 5조1300억원)에서 2027년 131억달러(약 14조6260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구축에 나선 양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환경을 배려한 지속 가능한 소재 개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공동 협력을 통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친환경 플라스틱 순환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