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케이블 업종 분석
전선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생활산업용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는 ‘전력케이블’과 데이터, 음성, 영상을 송수신하기 위한 ‘통신케이블’로 나뉜다. 산업 전반에 걸쳐 에너지 및 정보전달을 가능하게 한다. 대부분의 수요가 국가전력망 구축 및 유지로부터 발생한다.

전선산업은 제조시설 규모가 크고 거액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자본집약적 성격이 강하다. 기술력과 함께 설비 효율성이 시장경쟁력의 주요한 요인이다.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연계성을 갖고 있다. 종류도 품종, 규격을 기준으로 약 2만5000종으로 세분화돼 있다. 제품 개발 능력이 뛰어난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의 집중화가 심화되고 있다.

전선산업은 경제성장률, 경기동향 및 소득수준 등과 직·간접적인 영향을 맺고 있다. 최근 선진국 위주의 경기회복세,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각국의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따라 세계 전기 발전량은 2040년 390억2900만㎾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선시장 중 민간부문은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의 영향을 받아 민간기업 투자가 감소했다. 하지만 공공부문은 국가 전력망 구축 및 유지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선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가 커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선 전력 수요의 증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인프라 확충에 필수적인 전력선의 시장규모는 도체중량 기준 2020년 1345만2000t에서 2025년 1582만3000t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늘고, 태양광 및 해상풍력시장의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관련 시장의 신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산유국들은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프라 투자를 줄이고 있다. 전선업체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수출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LS전선은 자회사 LS전선아시아를 통해 베트남 전력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베트남 시장은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대응 정책으로 인해 대형 건설·인프라 투자가 지연되거나 축소됐다. 외국인 직접투자 또한 지연되면서 전력사업이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베트남 내수시장은 점차 안정되고 있다. 본격적인 회복은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유가 등 외부 요인의 안정화가 이뤄져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시장은 2030년까지 연간 약 10% 이상의 내수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급속한 경제 성장 대비 지속적인 전력 부족으로 인해 발전소 및 송배전 설비의 증설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선의 원료인 동 가격도 전선업체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준다. 전선업체는 순도 99.9%의 전기동을 매입, 전선의 도체 역할을 하는 동봉을 제조해 제품의 원재료로 사용한다. 전기동이 제조원가의 약 50%를 차지한다.

판매 가격에 전기동 가격을 연동시키기 때문에 전기동 가격이 오르면 판매가도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판매가격 반영이 원가 투입보다 이른 시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 향상에 긍정적인 것으로 본다. 또 동(구리) 가격 상승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 인프라 투자 제품인 전선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전기동 평균 t당 가격은 2019년 6005달러로 하락했지만 2020년 6169달러로 상승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기동 가격은 t당 8800달러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선 단기간 급하게 올랐다는 우려와 경기회복 추세로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