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LS전선 CTO

국내 유일 전선 R&D 연구소 운영
전기차용 고전압 권선 현대차 공급
풍력·태양광서 전장으로 수주 확대

케이블산업 디지털 전환…기술 우위
전기차 대중화 땐 충전 케이블 필수
원픽 시스템으로 온라인 판매 구축
 사진=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사진=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LS전선은 신재생에너지 열풍의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풍력과 태양광 등의 발전에 필요한 케이블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기아에 전기차용 고전압 권선을 공급하면서 전장으로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LS전선의 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이인호 LS전선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사진)는 “10여 년 전부터 전기차 등 미래 산업 트렌드를 내다보고 R&D(연구개발)에 매진한 덕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전무와의 일문일답.

▷케이블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떤 것이 필요합니까.

“사람(man), 기계(machine), 제조방식(method), 원자재(material)를 아울러 4M이라고 부릅니다. LS전선은 우수한 인력,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저 케이블 생산시설인 강원 동해 사업장, R&D를 통한 선진 기술력, 고품질 원자재 등을 통해 4M에서 경쟁사를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과거 제조업에서는 원가 절감을 통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했죠. LS전선은 에너지 효율, 친환경, 안전 등 비가격 경쟁력을 통해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LS전선의 비가격 경쟁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오.

“결국은 기술력이 더 높다는 얘기로 통합니다. 한국에서 전선 연구소를 운영하는 회사는 LS전선이 유일합니다. 그 결과 다른 업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제품과 서비스를 여럿 내놨습니다. 아이체크 케이블이라는 제품이 그 중 하나입니다. 수많은 전선이 복잡하게 깔려있으면 어떤 전선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파악하기 어렵죠. 아이체크 케이블은 전선 표면에 특수기호를 인쇄해 이를 리더기로 인식하면 각 전선이 언제 제조됐으며 어디로 통하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전선에 부착하는 센서도 개발했어요. 선로 진단기술을 통해 전선의 잔여 수명을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수작업하던 일을 디지털로 전환(DX)한 것이죠.”

▷가장 중점을 두고 공략 중인 시장은 어디입니까.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디지털입니다. 최근 해저 케이블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22.9㎸급 수중 케이블을 개발해 고흥 남정수상태양광 발전소에 공급했습니다. 또 전기차 구동모터용 800V 권선을 개발해 현대차·기아에 납품하기도 했고요. 빅데이터와 5G 등 디지털산업이 커지고 있다는 데 주목해 데이터와 전력을 동시에 보낼 수 있는 장거리 PoE 케이블과 해킹방지용 광케이블 등을 출시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2008년께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발전용 케이블의 특징은 육지와 해상 등 야외에서 쓰인다는 것입니다. 케이블이 조류, 바닷물 속 염분에 손상되거나 저온·고온에 노출됩니다. 열, 자외선, 부식물질을 견딜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구동모터용 권선은 어떻게 개발했습니까.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산업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기차가 강한 힘을 내려면 더 높은 전력이 필요하겠죠. 동시에 차체의 무게가 가벼워야 합니다. 이 때문에 고전압 전선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전력이 강해지려면 전류나 전압을 높여야 하는데 전류를 높이면 전선이 굵어져 무게가 늘어나기 때문이죠. 고전압에 걸맞은 절연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현대차·기아에 독점 납품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전장 사업 어떻게 확장할 계획입니까.

“현재 현대차 아이오닉5가 DC(직류) 800V 수준의 전력을 내는데 전기차 트럭이 상용화되면 1000V 1500V 차량도 등장할 겁니다. 이에 따라 더 강한 전압을 견딜 수 있는 전선이 필요합니다.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또 전기차가 대중화하면 충전시스템이 더 많이 필요하겠죠. 고속충전 시스템과 그에 맞는 케이블을 올해 내놓을 예정입니다. 더 나아가 각 부품을 연결해주는 하네스 모듈 개발도 한창입니다.”

▷코로나19로 영업에 지장이 있다는 회사가 많습니다.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지난해 원-픽 시스템이라는 온라인 판매체계를 국내에 구축해 영업 효율이 높아졌습니다. 이전까지는 고객사에서 이메일이나 팩스로 주문서를 보내오면 이를 확인한 뒤 제품을 발송했습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을 넣을 수 있습니다. 재고 유무와 예상 제조기간도 확인할 수 있고요. 실시간으로 주문 조회가 가능해 발송 여부도 알 수 있습니다. 해외에 이 시스템을 확장할 방침입니다.”

▷전선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국내 전선시장은 아주 유망합니다. 한국의 1인당 소비전력은 평균 1만㎾h로 유럽·중동 등의 최대 5분의 1 수준입니다. 앞으로 우리 국민들도 더 많은 전력을 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전선이 더 많이 사용되죠. 해외도 분위기가 좋습니다. 전기차,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등은 세계적인 트렌드이기 때문입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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