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달라진 점

소비자, 청약철회권 쓸 수 있고
금융사가 '6대 판매원칙' 어기면
위법계약해지권 행사도 가능

판매사는 소비자 상환능력 따져
적합한 금융상품 권유할 의무도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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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등을 폭넓게 보장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지난달 25일 시행됐다. 금소법은 과거 개별 금융법에 따라 일부 상품에 적용했던 금융사 영업행위 규제를 원칙적으로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금융사들은 상품을 팔 때 이른바 ‘6대 판매원칙’을 지켜야 한다.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불공정 영업행위 금지, 부당 권유 금지, 광고 규제를 가리킨다.
○모든 금융상품에 ‘6대 판매원칙’
금융상품도 환불된다…"대출받고 2주 안에 취소 가능"

소비자에게는 금융상품에 가입한 이후 일정 기간 안에 자유롭게 취소할 수 있는 ‘청약철회권’이 주어졌다. 물건을 샀다가 변심하면 환불하듯 금융상품도 가입 의사를 철회하고 이미 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대다수의 보험·대출상품과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고난도 투자일임계약, 일부 신탁계약 등의 투자상품에 대해 일정 기간 안에 자유롭게 무를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보험상품은 보험증권을 받은 날부터 15일 또는 청약일로부터 30일 중 빠른 날, 투자상품과 대출상품은 계약체결일로부터 각각 7일과 14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하면 된다.

금융사에는 소비자의 재산 상황, 거래 목적 등을 확인해 적합·적정한 상품을 권유하고 수익의 변동 가능성 등 중요사항을 설명할 의무가 생겼다. 대출을 내주면서 다른 상품을 끼워팔거나 투자상품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알린다면 불공정 영업이나 부당 권유가 된다.

이처럼 금융사가 주요 영업행위 규제를 어기고 상품을 판매했다면 소비자는 ‘위법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비자가 위반 사항을 안 날로부터 1년 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5년 가운데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가능하다. 이 경우 해지 시점부터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하면 중도상환수수료, 환매수수료, 위약금 등을 부담하지만 위법한 계약의 경우에는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해지 이전에 납부한 대출 이자, 카드 연회비 등은 돌려받을 수 없다.
○“설명 이해 안되면 묻고 또 물어라”
소비자가 분쟁조정, 소송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사에 자료 열람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신설된다. 또 판매사가 설명 의무를 위반해 가입자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고의 여부나 과실 유무를 입증할 책임을 소비자가 아니라 판매사가 지도록 했다. 일부 영역에서나마 손해배상 입증 책임이 전환되는 것이다. 금융사가 6대 판매규제 가운데 설명 의무, 불공정 영업 금지, 부당 권유 금지, 광고 규제를 위반하면 관련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된다.

금융사는 상품을 권할 때 설명을 제대로 했고 소비자도 이해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서명, 녹취 등을 받는다. 설명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다면 끝까지 확인할 것을 금융당국은 강조했다. 금융사가 서면, 우편, 이메일, 태블릿PC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제공하는 상품설명서는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좋다. 핵심설명서에는 유사 금융상품과 차별화되는 특징, 계약 후 발생 가능한 불이익에 관한 사항, 민원을 제기하거나 상담을 요청하려는 경우 이용 가능한 연락처 등이 나온다.
○새마을금고·농협·수협은 적용 안돼
판매자는 소비자의 손실감수 능력, 대출 상환능력 등을 판단해 적합하지 않은 금융상품을 권유해서는 안 된다. 금융상품이 소비자에게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데는 연령, 재산상황, 금융상품 이해도, 투자 경험 등 소비자가 제공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금소법 시행 이후 상품에 가입하는 과정이 다소 복잡해졌지만, 소비자도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 소비자의 권익 신장을 목적으로 제정된 금소법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지 약 8년 만인 지난해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산림조합은 금소법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금융당국은 관계부처와 함께 이들 기관에 금소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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