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해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이신해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안전은 항상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주제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서는 잊고 지내기 쉬운 주제라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교통분야의 안전도 마찬가지다.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난 후 사고를 처리하고 제도를 변경하고 시설을 고치는 일은 빈번하나, 사전에 미리 대비하여 정책을 펴고 예산을 집행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에 사람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관심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하는 방안은 다양하나, 교통안전을 실무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지자체의 관심이 필수라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 교통안전법·시행령에서는 지자체의 교통안전에 대한 정책수행과 관심도를 평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교통안전법·시행령에서 명시하고 있는 지자체의 교통안전 평가는 ‘지역교통안전시행계획 수립’과 ‘교통안전시행계획의 추진실적 평가’로 대표될 수 있다.

시·도지사는 매년 ‘지역교통안전시행계획’에 따른 추진실적을 작성하여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이를 근거로 지자체의 교통안전도 정도를 평가하여 발표하고 있다. 각 지자체의 교통안전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각 지자체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도지사의 노력과 관심을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상황이 다르고 예산도 다른 지자체를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자체 평가가 자칫 관심도가 낮아질 수 있는 교통안전 문제를 지속적으로 관심 갖게 하는 효과는 확실히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현재 교통안전법 시행규칙에 명시되어 있는 ‘지역교통안전시행계획’ 추진실적에 포함해야 하는 세부사항으로는, 급변하는 교통상황(자율차의 등장, PM(Personal Mobility)과 같은 개인교통수단의 증가 등)을 반영해 교통안전을 향상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 지자체는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주요 핵심사업들을 발굴하고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추진하는 교통관련 사업들과 별개로 교통안전정책을 추진하여 교통안전 향상을 도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현재 실행하고 있는 ‘교통안전시행계획의 추진실적’ 평가에 좀 더 구체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자체에서 수립하고 있는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을 비롯한 다양한 교통관련 계획들에서 교통안전 향상 정책이 고려되어 있는지, 지자체의 핵심사업 추진시 교통안전을 위한 방안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변화하고 있는 교통환경을 고려하였는지 등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 또 평가 결과에 따라 예산을 기반으로 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이신해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