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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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가 우유시장 1위 업체 서울우유와 자체브랜드(PB) 우유를 출시했다. 서울우유가 유통업체 PB 제품을 만들어준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트레이더스는 5일 자체 브랜드(PB) 티 스탠다드의 제품인 ‘마이밀크 2.4L’를 출시했다. 가격은 4680원으로 트레이더스에서 현재 판매하는 서울우유 제품(1.8L 2개·8480원)보다 L당 17% 저렴하다. 지난해부터 추구해 온 먹거리(그로서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유통업체의 PB 상품은 시장의 2~3위 제조업체가 만드는 경우가 많다. 1위 업체에 뒤쳐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유통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이다. 우유의 경우 매일우유 등이 대형마트 PB 제품을 만든다.

서울우유는 시장 점유율이 40% 이상인 1위 우유업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스 PB 상품을 출시한 것은 우유소비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출산율 저하로 급식 우유의 주 소비층인 유아와 청소년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8세 이하 인구는 2011년 1054만명이었다 2018년 887만명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켰다.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으며 학교 우유 급식 시장이 급격히 축소됐다. 국내 우유 급식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던 서울우유에게는 큰 타격이다. 카페 영업 제한도 우유 소비량를 줄였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 확산된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우유 소비량은 전년 같은 기간의 3.8%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는 먹거리(그로서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울우유는 트레이더스를 통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매출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