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저소음 원유운반선.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저소음 원유운반선.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도 ESG 리더십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26일 온라인 기업 설명회를 통해 그룹의 역량을 총결집한 수소사업 비전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을 발표하며 미래 친환경 시장을 선도할 조선해양·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날 발표된 수소사업 로드맵의 핵심은 그룹사의 인프라 및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까지 육해상을 아우르는 ‘수소 밸류 체인(가치사슬)’의 구축이다.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 가장 중요한 운송과 수소 생산 및 공급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 플랜트 기술력을 토대로 해상 플랜트 발전,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개발, 수소운반선과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 개발 등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생산에 본격 돌입, 탈황 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 개의 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또 돌고래 등 해양포유류를 보호하기 위해 수중소음을 최소화한 선박을 건조하며 ESG 경영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국제인증기관 DNV로부터 수중방사소음 규정 인증을 획득한 11만5000t급 원유운반선을 건조, 지난달 31일 선주사에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일반상선에 해당하는 화물선이 저소음 선박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중방사소음이란 운항 중인 선박에서 수중으로 전파되는 소음으로, 해양포유류의 생활 주파수 대역과 겹쳐 해양생태계 교란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환경 규제 등 시장 요구가 강화됨에 따라 선제적 기술 확보를 통해 ESG 경영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을 그룹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로 선임하고 ESG실무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ESG실무위원회는 그룹 내 각 계열사 이사회에 ESG 관련 성과 및 이슈를 보고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개선활동을 하게 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