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지원할 27개 연구 과제를 선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분야별로 기초과학 13개, 소재 7개, 정보통신기술(ICT) 7개 등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총 464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거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과제를 주로 선정했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이거나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과제가 많았다. 류경석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의 인공지능(AI) 학습모델 과제가 대표적이다. 그는 머신러닝에 쓰이는 다양한 학습모델의 공통점을 세계 최초로 수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에 도전한다. 이를 활용하면 AI의 학습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소재 분야 과제로 선정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조규봉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남성 불임 등 Y염색체 관련 난임 질환 연구와 맞춤형 의료 서비스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Y염색체 DNA 서열을 완전 해독하는 게 주된 과제 내용이다.

AI의 개인정보 침해와 성별 등에 대한 편향 문제를 해결하는 김건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의 연구는 ICT 과제로 선정됐다. AI 윤리 문제를 극복해 신뢰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이 밖에 심전도 뇌전도 등 생체 전기신호를 비접촉 방식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제도 지원 대상에 뽑혔다. 김기웅 충북대 전산학부 교수가 맡은 이 과제의 결과는 환자 상태 관찰, 운전자 모니터링 등 의료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과학기술을 육성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 중인 연구 지원 공익사업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기초과학, 소재, ICT 분야의 지원 과제를 선정한다. 매년 ‘지정테마 과제 공모’를 통해서도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지정해 연구비를 지원한다. 올해 지정테마 과제 공모는 16일까지 접수한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