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 주장…"환경 파괴에 연7천억원대 경제적 피해"
"중국 선박 무더기 정박에 필리핀 어부 62만명 생계 곤란"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무더기로 정박 중인 중국 선박들 때문에 수십만명에 달하는 필리핀 어부들의 생계가 곤란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3일 일간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현지에 근거지를 둔 비영리단체인 '인류를 위한 과학기술을 지원하는 사람들'(AGHAM)은 남중국해 휫선(Whitsun) 암초 부근에 정박 중인 중국 선박들이주권을 침해한다고 비난하면서 "환경 뿐 아니라 어부들의 생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중국이 최근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자국 경비정이 외국 선박에 발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고 거론하면서 중국 측의 공세로 향후 62만7천명에 달하는 필리핀 어부들이 생계 수단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GHAM은 중국 측이 야기한 피해는 필리핀의 식량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2017년부터 중국이 남중국해에 군사기지와 인공섬을 불법적으로 만들면서 적어도 1만6천여 ha(헥타르)에 달하는 암초들이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부근의 어류를 비롯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지를 잃으면서 심각한 생태계 파괴가 일어났고 결과적으로 필리핀이 입을 경제적 피해는 연간 331억 페소(7천69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미국의 위성 이미지 분석 업체인 시뮬래리티(Simularity)는 중국 선박 200여 척이 남중국해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휫선 암초 부근에서 지난해부터 정박중인 사실을 공개했다.

이로 인해 주변 해역 내 영유권을 주장하는 국가들 간에 신경전이 벌어졌고, 당사국인 필리핀은 중국 선박 200여 척을 감시하기 위해 군용기와 함정까지 출동시켰다.

필리핀은 선박들에 중국 민병대가 승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영유권 주장을 고수하면서 해당 선박들에 민병대가 승선하지 않았고 거친 파도를 피해 정박 중이라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