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에서보다 10% 비싸게 형성되는 등 이상 과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다른 나라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데, 한국에서만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원화로 사고파는 비트코인 매매 비중도 유로화를 제치고 미국 달러화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2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개당 7408만원을 넘어섰다. 업비트 관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최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 달 만에 29% 올랐고 연초와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주일 동안에도 1000만원 올랐다.

비트코인 투자 열풍은 한국에서 유독 강하게 불고 있다. 한국의 비트코인 가격이 7400만원을 넘어선 시점에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는 5만9456달러(약 6733만원)에 머물렀다. 한국에서보다 9.94% 낮은 금액이다. 지난 1주일 상승분도 한국의 절반 수준인 4500달러에 그쳤다.

한국에서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급등하면서 거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힐스는 이날 오후 2시까지 24시간 동안 세계에서 원화로 거래된 비트코인(2만2602개) 비중을 5.59%로 집계했다. 달러화 기반 매매(82.73%)에 이어 두 번째다. 1주일 전만 해도 원화 기반 거래는 달러화 유로화 엔화에 이어 네 번째였다.

정석문 코빗 이사는 “한국은 엄격한 외환거래법으로 해외에서 비트코인을 쉽게 사올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기 쉽다”며 “2018년 비트코인 시장이 경색되자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60% 가까이 비쌌던 ‘김치프리미엄’이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