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코로나19 사태 이전 가격으로 돌아가
"안전자산 선호심리 훼손·금리 상승 부담"
화려한 시절 갔나…힘 빠진 '금값' 언제 오를까 [이슈뒤집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금값이 지지부진합니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완화된 것이 금값 하락의 핵심 요인이라고 지목합니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금값에 하락 압력을 가하는 원인입니다.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728.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난달 8일 1700달러를 내주고 1680.8달러까지 내려가며 연저점을 찍었을 때보다는 소폭 오른 수준입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덮치면서 그 해 8월 금 값은 온스당 2097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마비되면서 안전자산의 수요가 급증해서입니다.

하지만 최근 금 가격은 빠르게 상승 폭을 반납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700달러 후반까지 내려앉았던 금은 올해 초 1900달러로 치솟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확산하기 직전인 1600달러 수준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시절 갔나…힘 빠진 '금값' 언제 오를까 [이슈뒤집기]

금 가격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훼손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차츰 완화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주식시장에서도 그간 부진했던 경기민감주들이 들썩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값이 올랐던 것"이라며 "현재는 백신 개발 등으로 안전자산을 찾지 않으면서 금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리가 뛰고 있는 점도 금값에 부담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연 1.744%까지 올랐습니다. 올해 초 연 0.93%로 1%에도 미치지 못했던 국채금리가 불과 3개월 만에 0.8%포인트 뛴 것입니다.

금은 예금처럼 이자를 꼬박꼬박 주는 자산이 아닌 고유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무(無)이자 자산'입니다. '돈값'(이자)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매력적이지 못한 자산인 것입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은 이자가 나오지 않는 자산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오는 2분기 경제 지표 반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어 금의 투자 매력을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여전히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금값 하단은 지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Fed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돈을 풀고 있는 점은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금은 달러로 표시되는 자산입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금 값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금값이 1700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