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현지 은행직원이 총격을 입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5시께 미얀마 양곤지점 현지직원이 차량을 이용해 귀가하는 도중 총격을 받았다. 직원은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후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신한은행은 위기상황 3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현지직원 및 주재원들의 안전을 위해 양곤지점을 임시폐쇄 조치하고, 전직원을 재택근무로 즉각 전환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재원의 단계적인 철수를 검토 중"이라며 "양곤 지점 거래 고객을 위한 필수 업무는 모행인 한국 신한은행에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은행권은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미얀마에 지점이나 사무소 등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은행 11곳이 미얀마에서 현지법인 사무소 지점 등을 두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들도 미얀마 양곤에 법인 사무소 지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KDB산업·한국수출입·IBK기업 등 국책은행도 양곤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DGB대구은행과 Sh수협은행은 각각 바고, 네피토에 현지법인이 있다.

이들 은행은 직원의 안전을 위해 현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양곤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우리은행은 현재 필수인원만 근무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지에 40개의 사무소가 있으며, 컨티전시플랜(비상계획) 대응에 따라 단계별로 대응하고 있다"며 "당국에서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지 대사관에서 대피나 철수 명령이 내려지면 이에 맞춰 따를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외교부와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과 함께 회사별 미얀마 상황과 비상 연락체계 등을 점검했다.

또 비상 대응 절차에 따라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조처를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지 영업점 소재지 상황에 따라 영업점 임시 폐쇄·전 직원 재택근무 전환 등을 조치하고 있으며, 추가로 주재원의 단계적 철수도 검토 중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하면 당국에서도 긴급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현지 금융회사들이) 당국 명령에 의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형식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