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왼쪽 세 번째)이 3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어워즈’에서 최고상인 일등LG상 수상자들을 축하해주고 있다.   LG 제공
구광모 LG 회장(왼쪽 세 번째)이 3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어워즈’에서 최고상인 일등LG상 수상자들을 축하해주고 있다. LG 제공
임호성 LG전자 홍성 서비스지점 주임은 지난해 2월 충남 서산에서 혼자 사는 고령의 어르신 댁에 TV 수리를 위해 방문했다가 당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리에 필요한 부품 수입이 지연돼 TV를 고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TV 없이 적적해할 어르신을 걱정해 TV 대여서비스를 제안해 당일 밤 설치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안부 전화와 함께 서비스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고객의 딸이 감동받아 LG전자 홈페이지에 감사글을 올리면서 사연이 알려졌다. 임 주임은 올해 ‘LG어워즈’에서 고객 접점 부문 최고상인 ‘일등LG상’을 받았다.

48인치 OLED TV 등 3개 부문 최고상

LG는 3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어워즈를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매년 신년사를 통해 ‘고객가치 실천’을 경영 화두로 강조해왔다. 올해도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편한 지점)를 찾아내 고객 감동을 완성하고, LG의 팬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 감동을 실현한 성과가 여럿 소개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LG어워즈에서는 고객 접점 부문 일등LG상과 고객 감동 실천 특별상이 처음 생겼다. 서비스센터와 콜센터, B2B(기업 간 거래) 고객 대응 부서 등 최일선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직원을 격려하는 차원이다.

LG는 이날 3개 부문에서 최고의 고객가치를 창출한 팀을 꼽아 일등LG상을 시상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 프로젝트 팀은 ‘시장 선도’ 부문을 수상했다. 세계 최초로 게임 전용 G-Sync(화면 끊김을 최소화하는 호환 기능) 인증을 획득한 48인치 게이밍 OLED TV를 출시하는 혁신을 통해 게이머 고객을 LG 팬층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반 프로세스’ 부문에선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법인 팀이 수상했다.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 증설 과정에서 철저한 사전 준비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최고 수율을 달성한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고객 감동 실천 특별상은 타사 제품 문의까지 해결해준 남울산 LG전자 서비스지점의 사원 등 13개 팀에 돌아갔다.

LG 계열사 ‘고객가치’에 올인

LG 계열사들은 고객가치 혁신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해 다양한 변화·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고객들이 한 곳의 창구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원뷰’ 시스템을 구축한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제품 구매부터 배송, 서비스 등 단계별로 분산돼 있던 서비스 정보를 통합했다. 고객은 업무마다 각기 다른 부서·계열사에 따로 연락할 필요 없이 현장 직원이나 서비스센터를 통해 전 과정을 문의할 수 있다.

LG전자는 언제든 문의가 가능한 AI 챗봇과 보이는 ARS 등을 도입해 고객들의 상담 처리 시간을 단축시켰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구 회장은 “고객을 향한 진실된 마음으로 바로 행동하고 도전하는 것이 LG가 추구하는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