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은 국내 맥주 시장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오비맥주가 10년이 넘도록 국내 맥주 시장의 1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 까다로운 술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오비맥주에게 비결을 묻자 '혁신'이란 답이 돌아왔다. 3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베스트셀러 브랜드 '카스'에 변화를 더한 ‘올 뉴 카스’와 쌀맥주 '한맥' 등 혁신적 요소를 더한 제품으로 올 여름 승부수를 띄웠다. 이를 주도한 조직은 본사 이노베이션팀과 이천 공장 소재 이노베이션센터다. 두 조직은 급변하는 소비자 취향과 시장 트렌드를 만족시킬 제품 연구개발을 주도해 이 회사의 맥주 시장 왕좌 수성을 이끌었다. '올 뉴 카스'…대표 브랜드 카스에 혁신을 더하다''올 뉴 카스'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원재료, 공법 등 제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에 혁신적 변화를 도입했다.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갈색병'에서 무색의 투명한 병으로 바꾼 점이다.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심플함’과 ‘투명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 맥주의 청량감과 신선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국내 주류회사 중 색이 없는 투명한 유리병의 병맥주를 출시한 것은 오비맥주가 처음이다. 더욱 날렵하고 세련된 모양의 병 디자인을 통해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다는 설명이다. 카스의 ‘블루 라벨’은 좀더 간결하고 과감한 이미지로 변경, 투명한 병 속 맥주의 황금색과의 선명한 대비를 이뤄 생생한 청량감을 극대화했다.맛도 한층 개선했다. 오비맥주 브루마스터, 이노베이션 팀이 머리를 맞대고 기존 1위 비결인 카스의 시그니처 레시피는 유지하는 동시에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더불어 카스의 ‘콜드 브루’ 제조 공정에도 한층 완벽을 기했다. 올 뉴 카스는 72시간의 저온 숙성을 통한 ‘품질 안정화’ 과정을 거친다. 이에 양조장에서 갓 생산한 듯한 신선한 맛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변온 잉크를 활용한 ‘쿨 타이머’도 카스가 소비자 만족을 위해 새롭게 선보였다. 맥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가 되면 육각형 모양 온도센서가 밝은 파란색으로 변하며 하얀 눈꽃송이 모양이 나타난다. 동시에 '프레시' 문구가 밝은 파란색으로 바뀌며 맥주가 맛있는 온도임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K라거 '한맥'…사전 소비자 테스트 도입 국산 쌀로 만든 라거 '한맥'은 사전 소비자 테스트란 혁신적 프로세스를 도입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대한민국 대표 라거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만든 알코올 도수 4.6도의 라거다. 여기에 ‘출시 전 심층 소비자 반응 테스트’란 새로운 과정을 더해 탄생했다.오비맥주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맥주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천 공장 소재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원재료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한 결과,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우리 쌀을 함유한 보다 깔끔하고 상쾌한 풍미의 ‘한맥’이 탄생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프로젝트에 대해 "처음에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라거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진정성 있는 생각에서 시작됐다"며 "100년 한국 맥주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야심찬 프로젝트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이후 오비맥주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소규모로 시범 판매에 들어갔다. 이후 시제품의 맛과 디자인 등 요소에 소비자들의 생생한 피드백을 반영했다. 서혜연 오비맥주 이노베이션팀 상무는 “급변하는 소비자 수요와 트렌드에 맞는 제품 출시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오비맥주 이노베이션팀은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으로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주류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비맥주는 부동의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가정용 맥주시장에서 52%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대표 제품인 '카스 프레시'는 약 40%의 점유율을 기록, 전 맥주 브랜드 가운데 압도적인 1위 자리에 올랐다.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오비맥주가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상권의 식당·주점 등에서 ‘올 뉴 카스(All New Cass)’의 판매를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올 뉴 카스’는 투명병을 새롭게 도입, 오늘날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심플함’과 ‘투명성’을 표현해 소비자들이 시각적으로도 생생하게 카스의 청량감과 신선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는 업체의 설명이다.오비맥주 제공
정부가 오는 6월 30일부터 술 브랜드가 들어가는 옥외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건물 옥상에 걸리는 옥외 광고는 물론 동네 식당이나 주점, 주류 회사가 운행하는 영업·운반 차량까지도 술병 그림이나 술 브랜드명을 넣은 광고 그림, 간판을 내걸 수 없게 된다. 자영업자와 주류업체들은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규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5일 한국경제신문이 주류업계로부터 단독 입수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관련 공청회 문건’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주류 광고가 금지되는 옥외 광고 기준을 대형 건물 외벽이나 멀티미디어 광고에 한정하지 않고 60만 명 이상의 외식 자영업자가 사용하는 간판과 외부 홍보물 등에도 전면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때까지만 해도 주류 광고 금지 대상을 ‘옥외 광고물 전반’이라고만 표기했었다. 최근 공청회 과정에서 ‘일반음식점과 유흥주점 등이 간판과 현수막, 벽보 등에 술을 판매하기 위한 광고물을 일절 붙일 수 없다’고 구체적인 규제 내용을 통보했다. 공청회는 다음달 5일까지 진행된다.이 같은 세부 시행안이 공개되자 주류업계와 광고업계, 자영업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국민 건강 증진을 꾀하고 청소년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규제 시점과 형평성, 실효성 측면에서 치명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광고 간판을 교체하거나 고치는 비용이 추가로 들게 된다며 “어려운 상황을 너무 몰라준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주류업계는 “길거리 광고물보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음주문화 접촉 빈도가 월등히 높은데도 이 같은 미디어를 단속할 법적 근거도, 단속 인력도 없다”며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진홍근 국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지하철 같은 공공수단에서의 옥외 광고는 정부가 규제할 수 있지만 민간 영역까지 규제하는 것은 전체국가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김보라/노유정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