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국회 환노위 청문회 이어 4월 현장 실사도 받아야
지난 달 22일 국회에서 사상 최초로 산재 청문회가 열려 포스코, 쿠팡 등 9개 대기업 대표가 불려온 데 이어 다음 달엔 포스코 현장에 대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현장 실사를 추진한다는 얘기가 28일 국회 출입 기자들 사이에 나돌았다.

환노위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이 소문은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환노위 여야 간사인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 4월 중 포스코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가진다는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문 일자는 4월 보궐 선거가 종료된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실제 지난달 환노위 산재 청문회도 여야 간사들이 합의함에 따라 곧바로 실현됐다는 게 환노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산업 재해를 둘러싼 노동계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도 작용했지만, 실제 여야 간사들이 합의하면 다른 의원실에 별도의 의견 수렴 없이 곧바로 추진되는 분위기라고 전해졌다.

아울러 포스코 측의 산재 청문회 대응 과정을 놓고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 환노위 의원들 사이에선 부정적 시각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허리 지병을 이유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보험 사기꾼들이나 하는 수법’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회장을 저승사자에 빗대기도 했다.

청문회 이후에도 포스코와 최 회장에 대한 질책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달 3일 전국금속노조와 함께 국회에서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 토론회를 열었다. 잇따른 포스코의 산재 사고를 놓고 “포스코의 연쇄 살인을 끊어 내야 한다”라고까지 주장했다.

산재 사고가 다수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안전 대책이 적절하게 수립됐는지 여부를 포함해 정부의 재해 예방 시책이 적정하게 운영되는지 지도 감독하는 것이 국가 기관의 책무이고, 이를 감시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인 것은 맞다.

하지만 지금 이뤄지는 포스코에 대한 여야의 공세는 포스코의 안전 관리 측면이 아니라 최 회장 개인에게 집중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게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 관계자들의 인식이다. 포스코에 쏠린 이목 덕분에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들은 부담이 덜해 다행스러운(?) 측면도 없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종석 전문위원 js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