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신설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가 요청한 세제 혜택에 텍사스주 오스틴시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삼성, 170억弗 美 파운드리 공장 신설 속도내나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첨단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쓰는 3㎚(1㎚=10억분의 1m) 라인이 들어설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에서 14㎚, 28㎚, 32㎚ 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새 공장이 들어설 곳 역시 오스틴이 유력 후보지로 꼽히지만 뉴욕주와 애리조나주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오스틴시 측에 낸 투자의향서에서 향후 20년간 약 1조원의 세제 혜택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오스틴시도 최근 15년간 세제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리는 등 전향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달 오스틴에 불어닥친 한파와 물부족 영향으로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삼성전자가 오스틴 외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가능성도 예상된다. 삼성의 투자의향서에 따르면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설로 86억4300만달러(약 10조300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올초 미국 의회는 미국 내 반도체 프로젝트별로 최대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CHIPS for America Act)을 통과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국 연방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계획이 실제 예산에 반영되는 시점을 봐서 투자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