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입김'에 삼성·SK 임금협상 '내홍'
삼성 전삼노·SK하이닉스 지회 가입자수 올 들어 급증
올해 임금 협상 앞두고 변수로 작용

LG전자·LG디스플레이 '파격 인상' 대열 합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작년 상반기 입사자 초봉 각각 4516만·4575만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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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임금 협상을 앞두고 최근 들어 높아진 노동조합(노조)의 목소리에 내홍을 겪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SK하이닉스의 대졸 사무직이 주축이 된 기술사무직 지회(지회)는 최근 들어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다.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으나 각각 지난해 말 대비 1.5~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초 이른바 '성과급 논란'과 함께 최근 경쟁사들의 임금 교섭을 노조가 주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노조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늘어난 노조 조합원 수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노사 자율조직인 노사협의희를 통해서만 임금 협상을 진행해 왔는데, 2019년 11월 약 50년 동안 '무노조 경영' 원칙을 깨고 출범한 전삼노가 사상 처음으로 사측에 임금 교섭 요구서를 곧 제출할 계획이라서다.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지난달부터 사측이 2.5%대, 직원 측이 6% 초중반대 인상안을 내놓고 수차례 회의를 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매년 2월 말~3월 초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고 인상분을 3월 월급날부터 지급했지만, 올해 협상은 이같은 시각차에 이달 월급날(지난 21일)을 넘기며 아직까지도 최종 임금 인상률을 확정하지 못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전삼노가 노사협의회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구안은 최소 10% 이상 인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노조 측은 회사가 지난해 약 36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경영진 연봉이 두배 이상 늘어났다는 점 등을 들어 직원 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홈페이지엔 "노사협의회가 지나치게 낮은 인상률을 제시했다" "실적만 보면 이번엔 임금이 33% 올라야 맞는 것"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절반을 주주배당금으로 책정하면서 임금 인상엔 궁색하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전년도 삼성전자 직원들의 임금 인상률은 2.5%였다.

SK하이닉스 지회 역시 올해 임금 협상에서 입지가 커지는 모양새다. 지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주 노사간의 협의를 통해 기술사무직의 이달 급여부터 2021년 연봉 선 조정분(2.2%)을 반영키로 했다.

특히 회사 측은 당초 공지를 통해 3년간 진급이 누락된 구성원에겐 선 조정분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지회가 이같은 점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고 회사가 이를 받아들여 모든 기술사무직에게 연봉 선 조정분을 반영키로 했다는 게 지회 측의 주장이다.

임금 선조정은 임금 단체 협상 일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임금 조정 시점이 늦어지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미리 일정 비율을 먼저 인상해주는 제도다. 이후 임금 협상이 최종적으로 완료되면 회사가 소급분을 일괄 계산해 지급한다.

임직원들 사이에선 이번 진급 누락자 선 조정분 미지급 철회에 지회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복수노조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생산직 직원들로 구성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노조가 다수 노조다. 2018년 설립된 지회는 그간 가입자가 소수에 불과해 과반 노조 지위를 가져오지 못하며 사실상 입지가 유명무실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회 측은 이를 계기로 올해 임단협에서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연봉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사진제공=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사진제공=SK하이닉스

LG전자가 올해 임금인상률을 9%로 확정하는 등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연봉 인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LG전자는 노사와의 임단협을 통해 초임 기준 사원 4600만원, 선임 5500만원, 책임 7100만원으로 인상했다.

특히 사측과 2021년도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도 올해 인상 폭이 커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임금인상률을 최대 7% 적용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임단협을 통해 사원 4600만원, 선임 4900만원, 책임 6400만원으로 결정했다. 이같은 사원 직급 초봉은 디스플레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해 임금을 전년 대비 6.8% 인상하라고 회사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졸 사원 기준 기본급(지난해 초 입사자 기준·초봉)은 각각 4516만원, 4575만원이다. 다만 초과이익분배금(PS) 생산성 격려금(PI)를 비롯한 성과급 등과 사내 포인트 등 각사가 지급하는 복리후생을 합치면 실질 수령액은 크게 늘어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임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2700만원 수준이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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