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흔적 남는 비트코인…거래패턴 보면 '고래' 움직임 보여
수익률도 높지만 변동성도 크기로 소문난 암호화폐 시장. 남들이 사니까 사고, 느낌이 좋아서 사면 필패다. 암호화폐 투자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무엇이고, 쏟아지는 뉴스와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것일까. 업계 전문가의 생각을 들어봤다.

“블록체인은 주식 계좌와 달리 모든 거래 데이터가 공개돼 있습니다. 암호화폐 지갑은 익명화돼 있지만 ‘고래(대형 투자자)’들의 거래 패턴을 분석하면 누구인지 추측할 수 있습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사진)는 ‘온체인 데이터 기반 투자’라는 전략으로 지난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시세 향방을 예측해 업계에서 주목받은 인물이다. 크립토퀀트는 블록체인상의 암호화폐 거래 데이터를 가공해 수치화·시각화하고 급등·급락 신호를 찾아내는 것을 전문으로 한다. 주 대표는 크립토퀀트를 통해 만들어낸 정보들을 암호화폐 투자자와 헤지펀드, 기관투자가에 제공하고 있다.

주 대표는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투자자가 아무 생각 없이 암호화폐 매수·매도를 반복했던 경험 때문에 크립토퀀트를 창업하게 됐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루머들만 있는 상황에서 고래의 움직임을 파악하면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크립토퀀트는 코인 채굴자들을 가장 큰 고래로 보고 있다. 주 대표는 “고래는 대량 매도를 위해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보내는데, 그때 중요한 것이 모든 거래소의 유입량 평균”이라며 “상위 10건의 고래 입금량이 85~90% 사이를 오가면 ‘하락’이나 ‘가짜 상승장’에 가깝다”고 했다. 주 대표에 따르면 2017년과 2019년 상승장에서 이 지표는 85% 이하를 유지했다.

주 대표는 채굴자의 판매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세 가지 지표를 제시했다. 거래소 입금 횟수, 채굴자들이 개인 지갑에 보유하고 있는 수량, 채굴자들의 지갑 출금량 등이다. 장외거래 지표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상승·하락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모든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팔 생각이면 거래소에 보내겠지만 반대로 거래소에서 물량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비트코인을 팔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는 “모든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작년 3월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어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배성수/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