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가치 하락 대응수단, 당분간 상승 지속"
“비트코인의 제도권 자산 편입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입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사진)은 “아직 비트코인은 투자자산이라기보다는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대응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면서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위원은 2017년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암호화폐 분석리포트를 냈다.

그는 비트코인이 달러와의 상관관계가 ‘-1’에 근접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관관계가 ‘-1’에 가깝다는 것은 비트코인과 달러 가격이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뜻한다. 비트코인이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근거다.

한 연구위원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미국 상장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관투자가 진입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그는 2000년대 금 가격 상승이 금 ETF 도입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금에 투자하고 싶어도 금은방 가는 것 외에는 투자할 방법이 없었는데 일반투자자들도 금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아직 암호화폐거래소 회원으로 가입하고 은행계좌에 연동해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고 해킹을 비롯한 보안 문제가 우려돼 기관투자가의 진입이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ETF가 출시된다는 것은 증권계좌에서도 비트코인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연구위원은 “ETF가 출시되면 연기금도 안정적으로 투자할 루트가 마련되는 셈”이라며 “앞으로 연기금까지 들어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