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카드승인액 석달만에 반등…백화점 매출액 모니터링 이래 최대폭 증가
정부 경기진단서 9개월만에 '불확실성' 빼…"내수부진은 지속"(종합)
정부가 한국 경제 상황을 판단하면서 8개월째 유지해온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을 바꿨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수출이 회복하고 소비 지표가 개선 흐름을 나타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19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 등의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 감소폭이 축소되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8개월 연속으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을 언급했으나 이번에 9개월 만에 그 문구가 빠졌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실물경제 흐름을 보면 수출과 투자가 뚜렷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내수도 2월 이후 부진의 폭이 완화되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흐름을 볼 때 단기간 내에 실물경제 지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진 게 아닌가 판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주요 전망기관들이 글로벌 경제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성장 전망을 상향하고 있는 것도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긍정적인 사인"이라며 "수출 측면에서의 회복세가 더 크게 확대될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코로나 백신과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등으로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증가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일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주요국 장기금리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환율이 상승했다"며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과 국고채 수급 부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장기물 중심으로 올랐다"고 평가했다.

주요 소비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2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8.6% 늘면서 3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39.5% 급증해 정부가 그린북을 발간하며 모니터링을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할인점 판매액도 24.2% 늘면서 2015년 2월(34.8%)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올해 설 연휴가 2월이었던 데다 작년 2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각종 지표가 부진했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는 내수 부문별로 차별화된 충격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김영훈 과장은 "음식·숙박업, 예술·여가·스포츠업 등의 경우 1월 공식 지표에서 여전히 두자릿수 감소 폭을 이어가는 등 내수 부분 내에서 편차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도 지속되고 있고, 속보지표는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 공식지표로 확인된 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좀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매출액도 9.5% 늘었으나 증가 폭은 1월(18.1%)보다 줄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28.4% 늘면서 1월(20.9%)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고, 소비자심리지수(CSI)도 97.4로 1월(95.4)보다 상승했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은 89.4% 감소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 등으로 전년 동월보다 1.1% 상승하며 상승 폭을 키웠다.

2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47만3천명 감소하며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다만 98만2천명이 감소한 1월과 비교하면 2월에는 감소폭이 절반으로 축소됐다.

2월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등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9.5%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3.0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6.4% 증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