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더 풀겠다는 Fed…원·달러 환율 1120원선 하락[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이 8원 가까이 빠졌다. 미 중앙은행(Fed)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뜻을 내비치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약화된 결과다. 하지만 조만간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달러가치가 오름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11시4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80전 내린(원화가치는 상승) 달러당 1122원40전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7원70전 하락한 1122원50전에 출발한 직후 낙폭을 키우고 있다. 환율이 이대로 마감하면 지난 3일(1121원30전) 후 가장 낮다.

환율은 미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10일 1142원7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라 달러가치가 떨어진 결과다. Fed는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발표한 데다 2023년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치도 내놨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도 일축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이에 대해 "Fed 정책결정과 제롬 파월 Fed 의장 기자회견 내용은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다"며 "미 시장 참가자들은 2023년에 제로금리 동결을 전망한 점을 다소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정책 결정으로 봤다"고 전했다.

시중에 달러를 더 풀 것이라는 Fed의 신호에 달러 선호도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FOMC 결과는 시장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동시에 위험자산 선호도를 자극했다"며 "전방위로 달러화 하락으로 연결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들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질 수 있어 달러 약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 시장금리가 뛰고 Fed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기대 퍼지면 그만큼 달러가치는 오름세로 전환하게 된다. 미국 시장금리는 FOMC 직후에도 내림세로 전환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1.646%로 마감하며 0.025%포인트 상승했다. 연 1.689%까지 뛰었던 국채 금리는 FOMC 결과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최서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정책결정문에 담긴 경기동향지수( Diffusion Index)를 보면 FOMC 위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FOMC 의원들이 6~9월에 테이퍼링을 언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