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부두에서 인력 공급을 사실상 독점해오던 울산항운노조가 경쟁 노조의 작업을 다시 방해해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위는 신생 노조인 온산항운노조가 선박 하역작업을 하지 못하게 방해한 울산항운노조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천만원을 부과한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9년 1월 21일 하역업체인 ㈜글로벌은 온산노조와 계약을 맺고 작업을 요청했으나 울산노조는 이날 오후 3시께부터 농성용 텐트, 스타렉스 차량, 소속 조합원을 동원해 부두 진입 통행로를 봉쇄했다.

하역작업을 하려면 부두에 운송장비가 갖춰져 있어야 하지만 온산노조 조합원들은 부두에 진입할 수 없어 작업이 중단됐다.

이에 화주인 세진중공업은 글로벌과의 운송계약을 해지하고 당일 저녁 다른 하역업체에 작업을 의뢰, 울산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작업하게 됐다.

글로벌은 온산노조에 금전적으로 보상해 주는 조건으로 근로자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울산노조는 1980년 근로자 공급 사업을 허가받은 이후 지금까지 울산지역 항만의 인력공급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항만 근로는 직업안정법에 따라 허가받은 노조의 조합원만이 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온산노조도 부산지방노동청 울산지청으로부터 근로자 공급사업을 허가받으면서 울산에서 두 노조 사이 경쟁 구도가 형성됐고, 울산노조는 2016년 7월 온산노조가 글로벌과 계약을 맺자 사업 활동을 방해해 당시 글로벌은 온산노조와 계약을 끊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후 온산노조는 글로벌과의 계약 파기에 대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 글로벌과 온산노조는 부산고등법원의 조정에 따라 2019년 1월 21일부터 2년간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계약을 맺은 첫날부터 울산노조가 농성하면서 작업을 하지 못했다.

공정위는 2019년 3월에도 울산노조가 온산노조를 방해(2016년 7월)한 혐의로 1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다만 글로벌-온산노조의 계약이 끊긴 데에는 울산노조뿐 아니라 글로벌과 온산노조의 책임도 있다는 이유로 최근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공정위는 이 사건으로 인해 온산노조는 유일한 거래 상대방을 잃었고 새 업자와의 계약을 맺는 것도 더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근로자 공급사업자가 최근 1년 동안 실적이 없는 경우 허가가 취소될 수 있는 만큼 온산노조는 사업 허가가 취소돼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온전히 울산노조의 사업 활동 방해로 하역업체와 온산노조의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보고 제재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쟁 노조 방해하려 농성…울산항운노조 또 천만원 과징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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