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등 매각 주관사가 발송하는 투자설명서(IM)를 받아 간 곳은 10여 곳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유력 후보들이 예비 입찰 참여에 참여,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릴지 여부가 이날 결정된다.  사진=한국경제신문 DB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등 매각 주관사가 발송하는 투자설명서(IM)를 받아 간 곳은 10여 곳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유력 후보들이 예비 입찰 참여에 참여,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릴지 여부가 이날 결정된다. 사진=한국경제신문 DB
쿠팡의 뉴욕증시 '로켓데뷔'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및 유통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은 물론 카카오SK텔레콤 등 정보기술(IT)업계 큰손과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참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온라인쇼핑몰 G마켓과 G9, 옥션을 운영하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 '빅3'다. e커머스 기업 중에선 드물게 16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고,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20조원 수준이다. 유통기업에선 쿠팡의 견제 측면에서, IT기업 측면에선 e커머스 사업 몸집 키우기 측면에서 모두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

당초 미국 이베이 본사가 제시한 5조원 이상의 몸값이 다소 비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으나 쿠팡의 상장으로 기대 이상의 예비입찰 흥행이 기대되고 있다. 쿠팡의 몸값이 100조원(상장 첫날 시총)을 기록하면서 인수전의 온도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등 매각 주관사가 발송하는 투자설명서(IM)를 받아 간 곳은 10여 곳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유력 후보들이 예비 입찰 참여에 참여,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릴지 여부가 이날 결정된다. 유력 후보군들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예비입찰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대표적으로 롯데그룹이 참여하기로 뜻이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적인 유통공룡으로 오프라인 입지가 탄탄하지만 e커머스 사업 강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 사업이 부진해 최근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대표)이 물러난 바 있다.

또 다른 유통공룡 신세계그룹도 유력 후보군으로 점쳐진다. 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을 운영하고 있지만 오픈마켓 전환을 검토 중이란 점에서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마트가 네이버와 지분 교환 방식을 포함한 제휴에 나서 공격적으로 인수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은 다소 줄었다는 평가다.

정보기술(IT) 플랫폼 업계에선 카카오와 SK텔레콤이 참전 의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IT공룡' 카카오는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스마트스토어로 e커머스 업계에서 입지를 굳힌 네이버와 대결구도인 카카오는 '선물하기'만 선전 중인 만큼 e커머스 사업부문 강화가 필요하다.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수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신세계그룹과 손잡은 네이버 견제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병주 MBK 회장의 ‘4파전’을 점치는 이유다.

SK텔레콤은 현재 오픈마켓인 '11번가'를 보유한 만큼 경쟁력 강화와 이베이코리아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예비 입찰에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가 온라인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시너지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공격적인 투자를 천명한 쿠팡의 경쟁사들이 단기간에 e커머스 관련 몸집을 키우기 위해서 인수·합병(M&A)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또한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전략적 제휴로 IT업계에서도 검토에 나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예비입찰 참여 기업들이 5조원 이상의 몸값을 지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끝까지 완주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초 미국 이베이 본사가 제시한 5조원 이상의 매각가를 업계에서는 다소 비싸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쿠팡의 상장을 계기로 바뀌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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