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예상을 뛰어넘는 공모가로 미국 증시에 입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쿠팡 임직원이 누릴 혜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 임직원이 7000만 주에 가까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상장 성공으로 임직원도 ‘잿팟’을 터뜨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1일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쿠팡의 스톡옵션 주식 수는 6570만3982주로 평균 행사가는 1.95달러(약 2200원)다. 스톡옵션은 회사 주식을 시가와 상관없이 미리 정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이다. 쿠팡의 상장 공모가가 주당 35달러(약 3만9700원)임을 감안하면 스톡옵션 행사 시 상당한 이득을 거둘 수 있다.

쿠팡은 직원을 채용하면서 스톡옵션을 조건으로 내걸거나 성과급으로 스톡옵션과 현금 중에 선택하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영입된 우버 출신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744만달러(약 312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하지만 쿠팡 직원 사이에선 이번 상장으로 큰 이익을 얻을 직원이 일부에 불과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쿠팡 창립 초기에 입사한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을 수 있지만 현재 회사에 남아 있는 직원은 많지 않다. 최근 입사한 직원들은 상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성과급으로 스톡옵션 대신 현금을 선택한 이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잭팟은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터뜨릴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35달러 기준으로 김 의장의 지분 가치는 약 7조원으로 평가된다.

김 의장은 일반 주식(클래스 A 보통주)은 없지만, 일반 주식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을 가진 클래스 B 보통주 100%(전체 지분의 10.2%)를 보유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33.1%) 가치는 197억7200만달러(약 22조원) 정도다. 비전펀드가 2015년과 2018년 총 30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약 6.6배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누리게 됐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