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튤립 체어

튤립 체어

그에게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 멘토를 만났다.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독일 출신 건축가이자 바우하우스의 마지막 교장이었던 미스 반데어로에다. 이 스승을 통해 체득한 바우하우스 정신, 즉 ‘적은 것이 낫다(Less is More)’는 플로렌스와 놀의 디자인 본질로 자리잡는다.

1946년 한스와 결혼하며 놀에 합류한 플로렌스는 뛰어난 감각과 섬세함을 발휘하며 브랜드를 남다르게 이끌었다. 1955년 한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플로렌스는 놀을 이끌어가게 된다. “놀은 언제나 모던하다. 왜냐하면 모던한 것은 언제나 통용되기 때문이다”는 모토 아래 모던 디자인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당대 최고 건축가 및 디자이너와 협업해 탄생한 놀의 디자인 가구 중 40여 점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영구 소장돼 있다. 이 가운데 ‘바르셀로나 체어’는 미스 반데어로에가 1929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의 독일관 설계를 의뢰받아 제작한 가구로 X자 크롬 다리와 탄탄한 가죽이 특징이다.

최초로 금속 파이프를 사용한 의자로 유명한 ‘바실리 체어’는 마르셀 브로이어가 디자인했다. 그는 차갑고 가벼우며 견고한 강철관의 매력을 살려 모던한 디자인의 의자와 테이블에 계속 적용했다.

핀란드 출신으로 미국으로 이민 온 디자이너 에로 사리넨은 엄마의 자궁 속에 들어앉은 것처럼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움 체어’와 봉긋한 등받이 아래로 줄기처럼 매끈하게 뻗은 기둥형 다리가 특징인 ‘튤립 체어’를 디자인했다. 튤립 의자는 이후 모던 디자인 가구의 모태가 돼 사무실이나 고급 호텔 등에서도 볼 수 있는 스테디셀러로 거듭났다.

구선숙 <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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