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더 올릴 수도" vs "사업 포기하라는 압박"

최종판결 이후 협상 진전 없어
거부권 시한前 합의도 불투명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이 LG의 승소로 끝난 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양사 합의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LG 측은 3조원 이상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SK는 터무니없는 액수라며 항소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LG 측은 5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연 콘퍼런스콜에서 “지난달 1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 이후 SK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ITC 판결 이전까지 수차례 협상했지만 배상금 규모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LG 측은 2조5000억~3조원을 요구했지만 SK는 1조원 이상 줄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ITC 판결을 계기로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양측 입장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LG는 SK의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명백해진 만큼 이전 수준의 금액으로 합의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SK 측은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LG는 이날도 “협상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지만 SK는 “LG가 제시한 금액을 지급하면서까지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 사업을 포기하라는 압박”이라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선 당초 ITC 판결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거부권 행사 시한인 오는 4월 11일까지 양측이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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