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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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발언에 대한 실망감이 퍼지며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시 1.5%를 넘어섰다. 의장 발언이 전해진 이날 오후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1.54% 수준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2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앞서 연초까지만 해도 1.0%를 밑돌았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급등하며 25일 장중 한때 1.6%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진정을 찾은 금리는 1.4%대에서 움직이다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장은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해 Fed가 적극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을 기대했으나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만 반복하고 시중 금리 상승세 억제에 대한 특별한 의지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국채 금리에 대해 "눈길을 사로잡는다"라며 "자산매입은 우리의 목표가 상당히 진전할 때까지 현 수준에서 계속될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 채권을 팔고 장기 채권을 사는 것), 은행 자본규제 완화 연장 등 금리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정책 도입 신호는 없었다.

미국은 시장 금리의 상승에 따라 은행 대출 금리도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 맥은 30년짜리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이자율이 연 3.02%로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이 금리가 3%를 넘어선 것은 작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고 있는 점도 국채금리엔 부담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2%(2.55달러) 치솟은 63.8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019년 4월30일 이후 하루 최대폭 상승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4월 소폭의 증산만 허용키로 한 점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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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이달 국채금리의 급등 가능성이 지난달보다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금리가 하락한 것은 Fed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봤기 때문인데, 이날 파월의 발언으로 당분간 Fed의 개입 가능성은 낮아져서다. 현재 Fed 이사들은 금리 상승에 대해 경기 개선을 반영하고 있는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 증권사 임재균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기본적으로 1.6%까지 상승하며, 급등 시 1.8%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임 연구원은 "백신 보급과 함께 집단면역 형성 가시화로 시장에서는 Fed의 금리인상을 반영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시차를 두고 장기물부터 단기물까지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Fed 인사들의 발언이 제한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만큼 금리 상승 속도를 낮추기 위한 구두 개입 가능성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완만한 상승 추세를 형성할 것"이라면서도 "다음주 미국 3년, 10년, 30년 만기물 국채입찰이 연이어 예정돼있는 가운데 가파른 급등세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는 9~11일에 3년물과 10년물, 30년물 국채입찰이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각 일자의 익일에(새벽 3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허 연구원에 따르면 3월중 국채 발행금액은 963억달러 안팎이 될 것이라는 보인다. 미 재무부가 올해 1분기 중 국채발행 계획 2740억 달러 규모를 발표했고, 1월(694억달러)과 2월(1083억달러) 발행금액을 고려해본 결과다. 또 Fed가 매월 800억달러 국채매입을 시행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발행규모 자체가 시장에 큰 부담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는 금리가 주목할 이슈는 △미국 대형은행에 대한 '자본규제 완화' 연장 여부 △추가 부양책 △'TGA계정(미국 재무부가 연준에 맡기는 예금) 활용 가능성' 등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