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지회 "이번주 인사평가 소송 진행"
"3년 전 회사가 도입, 뒤늦게 동의 절차"
"업적 임의로 평가하는 절대평가, 공정하지 못해"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사진제공=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사진제공=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 불씨를 간신히 잡은 SK하이닉스(137,500 +0.36%)가 이번엔 '인사평가'와 관련해 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SK하이닉스 사무직노동조합(노조)가 사측의 인사평가 제도 변경과 관련 단체 소송을 강행하기로 결정하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지회는 전날 노조원들에게 보낸 공지사항에서 "이번주에 기술사무직 인사평가 제도인 '셀프디자인(Self-Design)'과 관련해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셀프디자인은 생산직과 달리 업적 위주의 업무를 하고 있는 기술사무직에 적용되고 있는 절대평가 제도로 SK하이닉스가 2018년 도입했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은 기준급 외에 업적금을 수령하는데, 기준급을 12로 나눈 후 업적급 적용률을 곱한 값만큼 액수가 정해진다.

그러나 셀프디자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정해진 업적급 적용률을 사측에서 임의로 산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더해 3년 전부터 실행된 이 제도를 사측이 뒤늦게 올 초부터 직원 동의 절차를 다시 밟는 등 사실상 제도 도입 당시 직원들의 의사가 배제됐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셀프디자인 제도가 현행 노동법 등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노조는 지난해 12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을 내기도 했다. 이후 사측에 몇 차례 공문을 보냈고,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관 요청도 진행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인사평가에 대한 임직원의 불만을 반영해 셀프디자인 제도를 도입한 것이란 입장이다. 2017년 전사 차원에서 회사 인사 평가 제도에 대해 논의하는 '주니어 보드' 등에 올라온 의견과 상대평가로 책정됐던 당시 성과급 체제에 대한 대다수 임직원들의 불만을 해결하기 도입된 것이란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임시로 셀프디자인 제도를 시행한 이후 2019년에는 본격적으로 전사에 제도를 적용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매년 전사 차원에서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꾸준히 셀프디자인을 개선해왔다는 설명이다.

지회 측은 이처럼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아 소송을 강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측은 소송과 별개로 소통을 통해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복수 노조 체제다. 2018년 대졸 연구개발(R&D) 직군 중심으로 설립된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와 정식 교섭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이천·청주 전임직(생산직) 노조로 나뉘어 있다. 4만명가량의 SK하이닉스의 임직원 중 기술사무직 노조의 현재 가입 인원은 10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0일 전임직 노조와 중앙노사협의회를 통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기준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 대신 영업이익으로 변경 및 영업이익 10%를 PS 재원으로 활용 △기본급 20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 지급 △복지포인트 지급 등에 대한 방안을 확정했다.

사측과 노조 측이 이처럼 PS 산정 기준을 변경키로 합의한 것은 회사가 지난 1월 말 임직원 본인 연봉의 2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의 400%를 지난해 PS로 지급한다고 공지하면서다.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80% 이상 급증했음에도 2019년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점과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PS 산정 방식 등에 대해 직원들이 불만을 크게 드러냈다.

이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직접 직원들과 소통에 나섰고, 회사는 지난달 4일과 10일 두 차례에 진행된 노사협의회를 통해 PS 논란을 일단락시켰다. 다만 이 자리에서 셀프디자인 제도 개선 등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기술사무직 노조의 입장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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