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은 오는 5일부터 서울 명동본점에서 ‘홈스타일링 컨설팅 서비스’를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오는 5일부터 서울 명동본점에서 ‘홈스타일링 컨설팅 서비스’를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작년 9월 서울 잠실점에서 ‘홈스타일링 컨설팅’ 서비스를 6주간 진행했다. 가구와 가전을 예산과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게 꾸며 주기 위한 자문 서비스인데, 이틀 만에 예정됐던 컨설팅(140건) 예약이 조기 마감됐다. 코로나 시대에 ‘리빙(living)’이 명품 못지않은 백화점의 효자 상품임을 입증한 ‘사건’이다.

유통사들 패션 대안으로 리빙에 사활

"명품 못지않다"…백화점 효자된 리빙
롯데백화점이 오는 5일부터 시범 사업이었던 홈스타일링 컨설팅을 본격 실시하기로 했다. 정리 수납의 신(神)으로 불리는 유명 컨설턴트를 비롯해 해외 명품 디자이너, 드라마 세트 전문 스타일리스트, 홈스타일링 분야 인기 유튜버 등 4명의 전문가와 협업으로 진행한다. 홈 스타일링 관련 물품을 구매하면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컨설팅 비용을 돌려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시범 서비스 시간에 실시한 140건 중 48%가 20대~30대 초반 고객이었다”며 “신혼 부부를 비롯해 1인 가구도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일종의 ‘프라이빗 버블(private bubble·사생활 보호 구역)’의 확장이라고 진단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이 길어지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집에 구현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e커머스(전자상거래)에 뺏긴 패션을 대신해 리빙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달 26일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은 4층 전체를 최신 유행 흐름을 담은 리빙 큐레이션인 ‘디텍터스 아카이브’로 꾸몄다. 약 600㎡ 공간엔 △북유럽 스타일 가구 편집숍인 ‘이노메싸’ △신진 디자이너부터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가구·소품까지 선보이는 편집숍 ‘아키타입×챕터원(Chapter 1)’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자체 라이프스타일 편집 매장인 ‘HBYH’ 등이 입점했다.

“코로나로 프라이빗 버블 확장 더 심해져”

리빙을 새로운 먹거리로 일찌감치 알아본 백화점은 신세계다. 작년 9월 ‘리빙 컨시어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타임스퀘어점은 리뉴얼을 통해 건물 한 동을 생활전문관으로 꾸몄다. 약 4950㎡ 규모로 한국의 대표 주거 형태인 아파트 개념을 접목해 각 층을 구성했다. 실제 집처럼 꾸며져 있는 가구와 가전,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보고 사는 개념이다.

대형마트도 리빙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작년 4월 이마트 강릉점을 시작으로 순천점, 서귀포점, 칠성점, 신도림점, 제주점 등 14개 점포 생활용품 매장을 리뉴얼해 ‘엣홈(at HOME)’으로 재탄생시켰다. 엣홈 리뉴얼 이후 실적은 크게 증가했다. 엣홈 매장은 리뉴얼 오픈 후 평균 15% 이상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는 작년 12월 중계점에 영업면적 724㎡ 규모의 ‘한국형 홈센터’ 매장을 열었다. ‘셀프 인테리어’ 수요를 겨냥한 실험 매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41조5000억원 규모로,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며 “소(小)가구 증가로 가구 수가 과거보다 늘어나고 있는 것도 홈(home) 관련 사업 성장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