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법원이 오는 28일 만료를 앞둔 쌍용자동차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시점을 유예하기로 했다. 쌍용차와 투자자와의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현재 쌍용차가 추진중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안) 제출 시간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쌍용차로서는 다소간의 시간을 벌게 됐다.

26일 법원과 쌍용차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연장하면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미뤄주기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법원이 쌍용차 및 HAAH 등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회신 받았다"며 "P플랜 제출시간을 보장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21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와 함께 ARS를 신청했다. ARS 신청으로 쌍용차는 법정관리 개시까지 약 두 달의 시간을 벌었다. 이 기간 쌍용차는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그룹과 유력 투자자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보인 마힌드라와 HAAH가 협상을 마무리 짓지 않은 채 출국했고, 쌍용차는 마지막 카드인 P플랜을 꺼내들게 됐다. 법원 관리하에서 신규자금 지원과 채무조정을 통해 일반 법정관리보다 빠르게 회생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게 쌍용차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P플랜 가동도 쉽지 않았다. P플랜 가동을 위해서는 산업은행 등 주채권단의 동의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들 채권단은 HAAH의 투자를 P플랜 승인의 조건으로 내세웠고, HAAH는 투자 관련 답변을 계속해서 미뤄왔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이번 주 HAAH로부터 투자에 대한 최종 답변을 듣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HAAH의 투자 유치가 결정되지 않으면 쌍용차는 법원의 일반적인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쌍용차는 부품 조달 문제로 단 3일을 제외하고 이달 내내 평택공장을 가동을 중단했다. 쌍용차는 다음달 2일 공장 가동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업계 관측이 제기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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