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이은형
박성호·이은형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57)이 차기 하나은행장에 오른다.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47)은 하나금융투자 대표를 맡게 된다. 지난 24일 조직 안정화를 위해 김정태 회장의 1년 연임을 결정한 하나금융이 주력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해 후계 구도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팔방미인’ 박성호가 차기 행장

25일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계열사 다섯 곳에 대한 차기 CEO 후보를 정했다. 임추위는 현재 하나금융지주의 WM(자산관리)그룹장(부사장)과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장을 겸임하는 박 부행장을 차기 하나은행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했다. 최종 후보에는 박 부행장과 함께 이승열 경영기획그룹장(부행장)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행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1987년 입사한 ‘정통 하나맨’이다. 하나은행에서 가계금융과 경영관리, 해외 지점 등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와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장을 맡기도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박 부행장은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조직 장악력과 해외 경력도 갖춰 일찌감치 ‘차기 리더’로 주목받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행장은 지난 24일 김 회장의 1년 연임으로 결론 난 차기 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쇼트리스트)에도 함영주 부회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은형 경영 일선에…장경훈은 연임

신임 하나금융투자 대표에는 하나금융지주의 글로벌 부문을 맡고 있는 이 부회장이 전격 발탁됐다. 1974년생으로 주요 금융사 CEO 중에서도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이 부회장은 고려대 졸업 후 중국 지린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은 뒤 글로벌캐피털투자그룹 중국법인장, 중국 베이징대 고문교수 등을 거쳐 2011년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2014년부터는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부회장을 맡았다. 작년 3월 이진국 부회장(현 하나금융투자 대표)과 함께 지주 부회장에 올랐다. 1년여간 글로벌 부문을 총괄했지만 적극적으로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하나금융 경영 일선에 처음 나선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인선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해외 금융권의 핵심 인맥을 보유해 하나금융투자는 물론 하나금융의 글로벌 사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의 CEO를 교체하는 건 김 회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로 정해진 가운데 후계 구도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추위는 이날 현직인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와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를 각각 차기 CEO 후보로 추천했다. 이들 모두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이 가능하게 됐다. 하나금융은 조만간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하나자산신탁과 하나금융티아이 등 임기 만료를 앞둔 나머지 계열사 여섯 곳의 CEO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 박성호 하나은행장 후보자

△1964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한국투자금융 영업부
△하나은행 경영관리 팀장
△싱가포르 지점
△경영관리본부장
△하나금융지주 경영관리실장
△하나금융티아이 대표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


■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 후보자

△1974년생
△중국 지린대 경제학 석사·박사
△베이징대 고문교수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
△중국민생투자그룹 부회장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사업 부회장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